지옥정 충주대 교수

미래 사회의 주요 변화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지식정보의 팽창, 과학기술의 발달, 산업발전, 국가 간 문호개방, 사고의 다양화등이다. 이같은 미래 사회에 대한 전망은 크게 두 주류이다. 하나는 비관론적 전망이다. 인구 폭증, 식량 부족, 에너지원의 고갈, 자연 환경 파괴 및 이에 따른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로 인류는 위기에 처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낙관론적 전망이다. 미래 사회에서는 인구가 늘더라도 놀라운 과학의 발달로 우주나 해저 등의 이용이 가능해질 것이고 따라서 인구 밀도는 오히려 낮아지고 생태계의 파괴나 오염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렇게 상이한 미래 전망을 하고 있지만 공통적인 강조점은 교육이 막중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선진국들은 영유아기부터의 교육에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9년에 교육과정 평가원의 이광우 박사 팀이 연구를 통해 미래 한국인에게 필요한 핵심역량 10가지와 함께 미래 교육의 지향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그 핵심 역량은 창의력, 문제해결 능력, 의사소통 능력, 정보처리능력, 대인 관계 능력, 자기 관리 능력, 기초 학습 능력, 시민의식, 국제사회문화이해, 진로개발능력이다. 여기서 가장 먼저 제시된 핵심 역량은 창의성이다.

그렇다면 영유아기부터 어떻게 창의성을 길러줄 수 있을까? 이 글의 제목인 '딸기에도 털이 있어요.'는 모 유치원에서 이루어진 프로젝트 주제명이다. 5월의 어느 날 아침, 딸기가 그날 간식이란 말을 들은 아이들이 '맛있겠다.'며 딸기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게 되었다. 그러다가 '딸기에 털이 있다.' '털이 없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게 되었다. 담임교사는 딸기를 먼저 그림으로 그려보게 한 후, 실제 딸기와 비교해 보도록 했다.

그 결과 아이들은 진짜로 딸기에 털이 있음을 알았는데, 그 다음에는 왜 딸기에 털이 있는지 '진짜' 궁금해했다. 이에 대해 "털이 딸기를 따뜻하게 해 줘요." "딸기 털로 햇빛과 영양분을 빨아 먹어요." "딸기가 땅에 떨어져서 부딪힐 때 보호하려고요." 등 여러 생각들이 나왔다. 답을 알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다가 딸기를 심어 보기로 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에 부딪혔다. 딸기 그 자체를 심는 건지, 씨를 심어야 되는지, 딸기 씨가 있는지, 있다면 딸기의 어느 부위에 있는지 또 의견이 분분했기 때문이다. 이후 딸기 모종을 심어 관찰도 해 보고, 그 과정에서 영양분이 지나는 길은 어디인지, 딸기 포기에 붙어 있는 벌레는 왜 빨리 못 가는지, 딸기 털은 얼마나 많은지 등 여러 가지 것을 생각해 보고 탐구할 수 있었다.

이런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창의성 증진은 교과서나 어떤 특정 교육 활동을 통하지 않더라도 일상생활 속에서 얼마든지 이루어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우리 아이들과 맛있게 딸기를 먹기 전 먼저 딸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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