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제일 많이 훔쳤어?』『저요, 저요』『아녜요, 제가 더많아요』.
 지난 21일 오후 3시쯤 청주서부경찰서 형사계에는 꾀죄죄한 차림의 초등학생과 중학생 등 6명이 형사들에게 조사를 받고 있었다.
 이들은 같은 동네에 사는 초등학교 4,5,6학년 4명과 중학교 1학년생 2명 등으로 인근 아파트 주변의 주차 차량을 대상으로 절도행각을 벌이다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었다.

 자신들이 벌인 도둑질이 무슨 의미인지도 아무 죄의식도 없어 보이는 이들은 조사형사의 질문에 서로 자신이 더많이 훔쳤다고 자랑스럽게(?) 손을 들어보이고 깔깔거리며 웃는 등 자신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큰 죄인지조차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들은 인근 초등학교 선후배들로 다른 친구들이 피아노, 컴퓨터 학원을 다니는동안 서로 어울려 다니며 창문이 열려있는 승용차 등에 들어가 차안에 있는 금품을 훔치고 차주인에게 들키면 우리 아빠 차인줄 알았다고 둘러대 위기를 모면하곤 했다.

 같은날 청주동부경찰서 형사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고 있었다.
 시내 모초등학교 선후배인 6명의 소년들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들중 여덜살짜리 피의자인 홍모군은 절도의 개념조차 알지 못할 것처럼 보였다.
 이들은 함께 다니며 2~3명이 망을 보고 홍군을 시켜 노점상이나 게임방 등에서 지갑을 훔쳐왔지만 형사 미성년자로 조서만 받고 풀려나왔다.

 이들 중에는 절도 혐의로 8번이나 형사계에 잡혀온 아이도 있지만 대부분 결손가정 아이들로 부모와 사회의 관심에서 소외되 범죄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손가정 아이들이 함께 몰려다니며 절도행각을 벌이고 있지만 이들을 처벌할 방법도 없고 그렇다고 이들을 계도하기 위한 어떤 사회안전망도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경찰관의 넉두리가 서글프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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