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변광섭 청주공예비엔날레 기획홍보 부장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가장 큰 성과는 말 그대로 무용지물로 알았던 담배공장이 세계적인 문화공간으로 우리 곁에 다가온 것이다.

국내외 문화계 인사들은 거칠고 야성적이며, 넓고 높고 두터운 시설을 갖춘 담배공장은 유럽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고 침을 흘린다.

어떤 사람은 일부러 만들려고 해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청주사람들은 복 받은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게다가 청주공항과 중부고속도로 등 편리한 교통, 산성과 우암산 등 생태, 청주대학교 예술대학 등 교육인프라까지 갖추고 있으니 금상첨화라는 것이다.

문제는 거대한 이 공간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를 놓고 머리를 맞대야 하는데 벌써부터 수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원이 구체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가운데 공예비엔날레 상설관과 공예클러스터 기능을 병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클러스터를 통해 365일 생산·창작·소비·유통·전시·교육 등이 이루어지는 문화쇼핑 공간으로 가꾸자는 것인데 국제적인 유리학교를 유치하거나 옻칠 또는 금속공예 클러스터로 선택하고 집중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다.

드넓은 옥상에는 하늘공원을 조성하자고 한다. 카페와 갤러리를 만들고 시민들에게 도시텃밭 공간으로 분양하며 수확된 것은 소외계층에게 전달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태양광산업과 연계한 에너지의 곳간으로, 그린 루프를 조성해 주요 시설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면 녹색수도를 실천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 공간을 활용해 아티스트 호텔을 조성하면 좋겠다고 한다. 공장동 5층을 활용해 중저가 호텔을 만들자는 것인데, 그냥 호텔이 아니다.

도자, 금속, 목칠, 유리, 한지, 섬유, 회화, 조각, 서예 등 공예와 문화예술의 모든 장르가 망라돼 각기 차별화된 작가의 방을 만들면 좋겠다는 것이다. 예술혼이 깃든 색다른 공간에서의 낯선 하룻밤을 아름답게 보낼 수 있다면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자 이것 자체만으로도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어린이비엔날레와 대규모 북카페를 만들자는 목소리도 있다. 2011비엔날레 기간 중 공예작품을 활용한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했는데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얻었다.

한 개 층을 활용해 대한민국 최고의 공예도서관, 공예교실, 미술교실, 디자인교실, 음악교실 등을 만들면 좋겠다. 시민 도슨트와 시민 에듀케이터를 양성해 시민과 호흡하며 하나되는 새로운 미래형 공간으로 가자는 제안이다. 세계적인 영화제나 음악행사 장소로도 손색없다는 평가다. 담배공장 광장에서 계절별로 시민음악회나 시민영화제를 열 수 있으며 일 년에 한 번 쯤은 국제적인 공연행사를 해도 좋겠다.

그런가 하면 체육인들은 이곳을 활용해 휘트니스센터를 조성하자고 한다. 헬스장, 수영장, 탁구장, 스쿼시 등 실내 운동 시설을 조성한 뒤 시민들의 스포츠교류의 장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밖에도 미래산업의 총아인 3D, 4D를 중심으로 한 융복합산업을 유치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촉진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통합 청사 부지로도 활용해도 좋단다.

수암골과 연계해 드라마시티의 허브로 만들자고 한다. 국제적인 뮤지컬스쿨을 유치하면 좋겠다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안덕벌~청주대~수암골~대성동~서운동을 연결하는 슬로우밸트를 조성하고 담배공장과 산성 일원에 예술인촌을 만들어 역사, 문화, 생태가 조화로운 창의의 곳간을 만들자고 한다. 첨단문화산업단지와 동부창고를 연계시켜 문화예술테마파크, 문화쇼핑 공간으로 발전시키면 세계인 부러워하는 문화자원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 같은 행복한 꿈이 현실로 다가온다면 청주는 세계의 문화중심도시가 될 것이다. 문화로 행복하고 문화로 하나되며 문화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희망의 도시가 될 것이다.

누가 그랬던가.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라고. 국내 최대규모의 담배공장이 세계 최대규모의 문화공장으로 변신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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