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안동규 한국분권아카데미 원장/한림대 교수

2012 임진년 새해가 시작되었지만 올해의 국내외 전망은 그다지 밝지가 않다. 유럽위기에 따른 세계경제의 침체, 대북리스크, 그리고 20년 만에 겹치는 대선과 총선의 선거정국 등 대내외 변수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한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개방의 이면에는 빈부 격차의 확대, 중소기업과 중산층의 위축, 양극화의 심화, 청년실업과 분노 세대의 세계적 확장, 복지외면에 따른 소외계층의 확대, 환경의 파괴,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부재 등 수 없이 많은 문제들이 해결책 없이 산재 되어 있다.

설상가상으로 초중고에 만연된 학교폭력문제와 등록금 반값문제 및 대학경쟁력의 약화에 따른 대학의 위기등 사회 전반적으로 교육의 위기가 문제의식을 증폭하고 있다.

최근의 선거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난 세대간의 투표성향의 차이는 세대간의 갈등과 계층간의 갈등이 최고치에 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쯤대면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총체적 난국이라 진단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희망은 있는가? 반복되는 선거로 위정자들을 갈아치운들 소용이 있겠는가? 위기와 위험이 찾아 올 때는 항상 근본을 생각하여야 한다.

우리에게 사라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우리의 근본은 무엇인가? 그것은 공동체와 공동체의식이다. 우리민족과 우리나라는 역사이래로 남을 의식하고, 서로를 중요시하며, 함께 성장하며, 국가전체가 공동체라 할 정도로 함께 가는 민족이다.

국가경기를 할 때마다 붉은 악마의 자발적 공동체성에서 우리는 대한민국 사회가 본질적으로 '우리'를 중요시하는 사회인 것을 알고 있다. 공동체는 우리에게 사라진 것이 아니라 지나친 경쟁과 심각한 개인이기주의의 만연에 의해서 위협을 받고 있다.

'나'만 살면 다 되는 것이 사회가 아니며 그것은 사회과학적으로 '죄수의 곤경'에 사회를 빠트리게 되어 모두가 손해를 보는 공동피해로 나타난다. 남이 잘 살아야 내가 도움을 받고 사회가 이익을 얻듯이 남이 못살면 나도 또한 불행해 지는 것은 설명할 필요가 없는 사회적 원칙이다.

이기주의는 공동체의 적이다. 어느정도의 이기주의가 경쟁에 의해서 모두를 윈윈하게 하는 시장자본주의적 속성이 있지만 지나친 이기주의는 공동체를 파괴하고 우리를 다 힘들게 한다.

최근에 터지고 있는 많은 사건들의 핵심은 나만의 행복을 바라는 이기주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한민국의 교육은 성적지상주의에 따른 성적경쟁이며 점수경쟁이며 속도경쟁이어서 총체적으로 볼 때 별 도움이 아니 된다. 실력경쟁을 하여야 사회에 도움이 되는데 남보다 먼저 알고 빨리 알고 그러한 것은 개인의 성취는 되도 총체적으로 국력에 도움이 안된다.

특히 남보다 먼저 빨리 아는 속도경쟁성 교육은 다른 상대방에게 피해를 줄 뿐이며 사회 전체의 실력과 발전에는 도움이 안된다. 열심히 성적과 점수를 위하여 공부하는 것이 사회적 도움이 안된다면 교육은 총체적 위기임에 분명하다.

공동체가 회복이 되려면 제대로 된 교육이 살아나야 되는데 우리나라 작금의 교육은 희망이 아니라 절망이다. 그것은 자기자식만을 위하는 가족이기주의에 따른 교육공동체가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역설적이지만 학생들이 지금식의 공부를 좀 덜해야 인성과 사회성이 자라고 공동체가 회복이 될 것이다. 교육에 희망이 없다면 대한민국 공동체사회에 희망이 없다.

우리나라의 정치영역의 이기주의의 심각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남을 죽여야 내가 사는 제로섬 게임의 정치영역에 공동체성이 회복이 가능한지 의심스럽다. 함께하는 상생하는 구호성 정치만이 보일 뿐이다. 다행인 것은 선거에 의해서 최소한 못되고 못난 사람들을 응징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 퍼지고 있는 안철수현상은 바로 정치에도 그러한 공동체성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국민들의 마음속에 있는 희망에 대한 표현일 것이다.

공동체주의는 이기주의적 개인주의에 반대하는 정치사상으로 최근에 정의론으로 부각되고 있는 하바드대학의 마이클 샌들교수등이 강조하고 있는 사상이다. 공동체국가로 사회가 턴아라운드(회귀)하여야 한다. 그것은 교육의 현장에서 시작되어야 하고 교육이 희망이 될 때 우리에게 찾아오는 선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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