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표심분석] 대전·세종- 지역 선거구도 퇴조 충북- '새누리 다수당' 변화 선택 충남- 새누리·민주 교두보 마련

19대 총선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선전보다는 선진당의 참패로 압축 요약된다.

당초 이번 선거에서는 3개 정당 중심의 치열한 각축전을 예상했으나 속을 잘 드러내지 않는 충청권 민심은 선진당을 외면했다.

선진당의 몰락은 현역 의원들의 탈당과 이회창·심대평 전현직 대표간 갈등, 내부 균열 등으로 동력을 잃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새누리당은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대한 미래권력의 기대가 높게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민주당은 충북의 우세가 꺾인 반면 대전·충남에서 선전했다.

초대 국회의원을 뽑은 세종시에서 민주당 이해찬 후보의 당선은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러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대전·세종-지역구도 깨졌다

혼전예상은 철저히 깨졌다. 선거전만 해도 대전은 6개 선거구중 새누리당 1곳, 민주당 2곳 정도의 우세가 점쳐지고 나머지 3곳은 접전지역으로 분류됐다.

동구와 서구 을은 초접전 지역으로 보일 만큼 안갯속이었으나 결과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사이좋게 한석씩 나눠가지며 대전에서 각각 3석쌕을 차지했다.

새누리당은 중구와 대덕구에서 2석을 얻는데 그쳤다. 선진당은 지난 18대에서 얻은 5석을 모두 내주는 완패를 당했다.

선진당으로선 격세지감을 느끼는 결과다.

예전만해도 선진당의 지역기반이 탄탄해 수도권과는 달리 3파전 양상을 띠었으나 이번에는 지역선거구도에서 탈피, 전국적 상황과 유사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바닥정서는 일찌감치 4년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세종특별자치시의 첫 선거는 쇠락하는 선진당 대표가 아닌 전직 국무총리 출신의 살아있는 거물급 정치인에게 지역을 맡겼다. 세종시 태동과정에서 부터 새누리당은 표심을 잡기에 역부족이었고, 선대본부까지 세종시로 옮겨가며 안간힘을 기울인 심 대표의 낙선은 선진당의 앞날에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충북-새누리 다수당 탈환

충북의 민심은 새누리당으로의 변화를 선택했다. 17, 18대 총선에서 우세를 보인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도 무난한 승리를 낙관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민심은 새누리당과 참신한 새 인물에 대한 의지가 더 강했다. 민주당으로선 18대 현역의원 5명에 대한 물갈이 없이 전원 모두 공천한 것이 패인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홍재형(청주 상당), 정범구(증평·진천·괴산·음성)의원이 각각 새누리당 정우택, 경대수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정권심판론보다 야당 견제론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충북지역의 국회 의석은 새누리당 5석, 민주당 3석으로 역전됐다.

정우택·홍재형 후보간 거급급이 맞붙은 청주 상당구는 홍 후보의 독주를 허락하지 않았다.

민심은 74세 고령으로 4선에 도전하는 홍 후보 대신 도지사를 지낸 정 후보의 참신성을 선택했다. 정 후보는 사이버 비방글로 불거진 도덕성 문제로 선거기간 내내 고전했지만 고령의 국회권력 독점에 대한 부정 여론이 더 크게 작용했다.

새누리당 경대수·민주당 정범구 후보간 맞대결을 펼친 중부4군도 보수층의 결집이 두드러졌다.

공천 경선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치열한 3파전을 벌이면서 경선 효과를 본선까지 지속시킨 반면 민주당은 일방적인 야권연대로 별다른 이득이 없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전직 군수들의 경 후보 지지가 소지역주의로 나뉘어진 민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과거 세종시 수정안, 과학학벨트 공약 백지화 등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일 만한 굵직한 호재가 실종된 것도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선전할 수 있었던 요인이다.

선거기간중 국립암센터 분원 오송 백지화와 줄기세포 재생연구센터의 새누리당 대구공약이 불거졌지만 집권여당을 응징하기엔 미미했다.

새누리당은 비록 당선되지는 않았지만 청주·청원지역에서 민주당 현역 의원들과 끝까지 백중세를 보이는 등 바람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충남-새누리·민주 약진

선거 직전 예상판세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각각 2곳씩, 선진당이 1곳, 나머지 5곳은 접전 지역이었다. 선진당은 충청권에서도 유독 강세를 보인터라 내심 황금분할을 기대했지만 보령·서천, 논산·계룡·금산, 아산 등 3곳에서 승리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새누리당이 4석, 민주당과 선진당이 각각 3석씩을 나눠가졌다.

선진당은 18대 국회 8석중 5석을 내주는 아픔을 감수해야 했다.

세종시 수정안 같은 대형 이슈가 사라진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더 이상 퇴조하는 지역정당을 지지할 이유가 적었다.

게다가 새로운 인물 수혈에도 실패하면서 노회한 것이 패인으로 분석된다.

결국 박근혜 위원장으로 요약되는 새누리당과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민주통합당을 두고 표심이 갈렸다.17대 단 한석에 이어 18대에선 한명도 원내에 진출하지 못한 새누리당은 8년만에 4석을 차지하는 상전벽해같은 도약을 이뤘다.

민주당은 세종시 벨트인 천안 갑과 을, 공주에서 승리하며 도시지역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노무현의 입'으로 불리는 김종민(논산·계룡·금산)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6선에 도전하는 선진당 이인제 후보에게 근소한 표차로 아쉽게 분루를 삼켰다. / 특별취재반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