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방' 파문 속 돋보인 위기 관리 … '도덕성' 보다 '고령 다선의원' 거부

[청주 상당구]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재선에 실패한 새누리당 정우택 후보는 청주 상당구를 지역구로 결정하고 정성을 쏟았다.

현역교체 여론과 고령의 3선 의원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면서 청주 상당구는 한달 전까지만 해도 새누리당 정우택 후보의 압승을 예상됐다.

여론조사 결과도 10%대 이상 차이를 보이며 좁혀지기는 해도 선거 직전까지 정 후보가 단 한차례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줄곧 우세를 지켰다.

정 후보에 대한 낙관적인 분위기는 지난 3월15일 한 외국계 포털사이트에 비방글이 게재되면서 흔들렸다.

후보등록을 며칠 앞둔 시점에 터져나온 악재에 정 후보측은 청주 흥덕갑 선거구 낙천자와 자신의 캠프 관계자 A씨등을 형사고발하면서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후 이 문제는 방송토론회를 비롯해 선거운동 기간 내내 논문 표절 의혹과 함께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면서 정책선거가 실종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급기야 정 후보의 최측근인 A씨가 선거 사흘전 기자회견을 열고 양심고백을 통해 비방글 내용중 일부가 사실이라는 증언을 했다.

정 후보는 심각한 타격에도 불구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비방에 맞선 정면 돌파와 동시에 꾸준한 정책선거 노력으로 비방글 파문을 찻잔속에 가둘 수 있었다. '인물검증'을 노린 예리한 창끝을 '흑색선전'이란 두터운 방패로 막는데 성공했다.

청주 상당은 과열 혼탁양상을 보이면서 후보간은 물론 언론간 고소·고발도 끊이지 않아 선거후에도 적잖은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 박익규

'선거여왕' 박근혜 잇단 방문 반전 … 괴산 몰표·소지역주의 승패 결정

[증평 진천 음성 괴산]

새누리당 경대수 후보와 민주통합당 정범구 후보가 맞붙은 충북 중부4군 총선은 선거 운동 마지막 날까지 어느 누구도 쉽게 우세를 점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각종 여론 조사에서 지지도가 엎치락뒤치락한 데다 유권자들도 좀처럼 속내를 밝히지 않아 후보자들의 속을 새까맣게 태웠다.

선거 막판까지도 '의정 경험과 정권 심판론'이냐 '새로운 인물과 지역발전 책임론'이냐를 놓고 유권자들의 선택이 엇갈렸다.

그러나 개표 결과 새누리당 경대수 후보가 최종 승리했다.

지난 "8년 동안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지역에서 한 일이 뭐가 있냐. 요번에는 바꿉시다"라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했다.

경 후보의 호소가 중부4군에서 모두 먹혀들면서 이번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졌다.

또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의 금왕유세를 계기로 지지 분위기가 상승세를 타고 2009년 보궐선거처럼 출신 지역인 괴산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몰표가 나온 소지역주의가 승패를 결정지었다.

새누리당 경대수 당선자도 이를 인식한 듯 "국민들의 화합보다도 갈등을 부추기면서 말 바꾸기를 하는 민주통합당의 태도를 중부4군 군민 여러분들이 표로 심판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국민의 삶보다 정치적 목적을 우선하는 정당과 정치인은 반드시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한기현 / 괴산

박근령씨 사퇴로 보수표 결집 … 토론회 압도·영동표 공략 주효

[보은 옥천 영동]

보은·옥천·영동 선거구에서 당선한 새누리당 박덕흠 후보는 이 지역에 출마한 다른 3명의 후보에 비해 가장 성실히 선거운동을 한 후보다.

박 후보는 이미 지역에 뿌리내리고 있던 다른 후보들에 비해 프리미엄 없이 가장 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지역을 돌며 조직을 착실히 다졌다. 특히 명망있는 인물과 세를 가진 정치인들을 포섭했다.

다른 후보들이 조직력이나 지역기반을 믿고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철저하고 치밀하게 이번 총선을 준비했다.

영동을 전략지역으로 공을 들인 점도 주효했다. 선거기간에는 지역 구석구석을 가장 많이 누볐다. 행사장에 가장 먼저 나타나고 가장 늦은 시간까지 유권자를 찾아 나섰다. 수행원이 몸살이 날 정도였다. 선거운동원들의 응대도 가장 친절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장을 맡고 있다는 인물론과 집권여당 후보라는 일꾼론도 일조했다.

각종 토론회에서는 탁월한 논리로 타 후보를 압도했다.

지역 인구의 25%가 노령층인 점을 감안해 '효도정치'를 하겠다는 캐치플레이즈도 선거운동에 힘이 됐다.

투표 이틀 전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동생인 무소속 박근령씨의 사퇴는 당선에 방점을 찍었다. 박씨를 지지했던 보수표가 박 후보에게 몰릴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김국기 / 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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