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장재인(21)의 음악은 요즘 듣기 어려운 아날로그적 감성 덩어리다. 화려하고 웅장하지 않지만, 세련미도 떨어지지 않는다. 순수하고 친근한 멜로디, 특별한 기교 없이 목소리만으로 전달하는 노랫말에는 장재인만의 따뜻함이 곳곳에 배어있다. 8월1일 나오는 두 번째 미니 음반 '여름밤'은 '장재인 음악'으로 채웠다.

2010년 엠넷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2' 출연 당시 통기타 하나 둘러메고 무대에 주저앉아 들려주던 특색있는 음색은 그대로다. 특히 '장재인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주위 신경을 안 쓰고 편안하게 노래하는 모습이 장재인 본연의 모습"이라며 웃는다.

지난해 5월 데뷔 미니음반 '데이 브레이커'는 "너무 힘이 들어간 음반"이라고 자평했다.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장재인다움'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힘도 빼고 나오는대로 토해냈다"고 전했다.

장재인은 '슈퍼스타K 2' 이후 작년 초 작곡가 김형석(46)씨의 회사에 둥지를 틀고 활동해왔다. 지난 3월 김씨의 품에서 나온 뒤에는 동고동락한 전 매니저와 일하고 있다.

"전 소속사에서 지난 1년간 많이 배웠다"며 고마워했다. "프로작곡가들이 작업하는 과정을 보면서 어떤 식으로 대중과 접점을 찾는지를 배웠다"며 "이번 음반은 장재인 본연의 모습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대중과 함께할 수 있는 곡들로 채웠다"고 밝혔다. 무모한 시도는 엿보이지 않는다. 기분 좋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들이다.

타이틀곡은 '여름밤'이다. 고교 자퇴 후 서울로 올라온 2008년, 열 일곱 살에 쓴 곡이다. "2008~2009년 홍대를 돌며 공연할 때 불렀던 노래로 당시에는 모던록이었는데 이번에 컨트리로 바꿔봤다"며 "청량하고 시원한 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곡 '스텝'은 2009년에 만들었다. 코드는 4개로, 단 한 번도 변화를 주지 않았다. 노래가 흐를수록 피아노 등 다양한 멜로디가 얹혀지면서 곡을 풍성하게 해준다. 최근 미리 공개한 '레이니 데이'는 지난해 여름 장마가 시작될 때 빗소리를 들으며 썼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이별 통보 후 비를 맞으며 돌아오는 모습을 상상하며 만들었다.

'굿 바이'는 영화 '굿바이'에서 제목을 따왔다. "여름밤 캠프파이어 앞에서 통기타로 함께 부를 수 있는 잔잔한 곡으로 어깨 힘을 빼고 불렀다. 멜로디가 쉬워 누구나 통기타로 연주하며 부를 수 있는 곡"이라고 추천했다.

각 노래에는 바닷소리, 빗소리, 물 따르는 소리, 얼음소리, 발걸음 소리 등을 넣어 듣는 재미를 더했다. 음반 재킷에도 신경을 썼다. 직접 가사를 썼고 그림을 그렸다. 통기타로 연주할 수 있도록 코드도 표시했다. "날 잡아서 열심히 쓰고 그렸다"며 즐거워한다.

장재인과 통기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통기타 실력은 "뛰어나지 않다. 그냥 노래하면서 칠 정도?"라며 머쓱해한다.

장재인은 벌써 정규 1집을 계획 중이다. "죽여주는 곡이 있다"며 기대를 부풀린다. "약간 우울하긴 한데 정규음반에 수록할 곡이 하나 있다. 이번 음반과는 다른 느낌이 될 것"이라며 들떠있다. "이르면 내년 봄에 내놓을 생각이다.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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