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실종 아들 찾던 父 목숨 끊어 … 인터넷·청주대 추모 물결

필리핀에서 실종된 아들을 잊지 못해 최근 청주시 용암동 낙가산에서 독극물을 마시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A(57)씨가 청주대학교 도서관에서 청원경찰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SNS나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이 학교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의 추모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월 2일 4면 보도>A씨의 아들은 지난 2010년 필리핀으로 관광을 떠났다가 한국인 관광객 납치범들에게 납치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납치범들은 현지 경찰에 의해 검거됐으나 A씨 아들의 행방은 알 길이 없었다.

이에 A씨는 이때부터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2년 여 동안 필리핀과 한국을 드나들었으며, 지난해 8월부터는 심적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청주의 한 사찰에서 혼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학교 도서관에 근무하면서도 필리핀 한인사이트와 한국 대사관 등에 아들을 찾아달라는 호소의 글을 자주 남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결국 돌아오지 않는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 1일 오전 7시40분께 청주시 용암동 낙가산 중턱에서 농약을 마시고 세상을 등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A씨의 사연은 SNS나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 알려졌으며, 아들을 찾지 못한 괴로움에 스스로 목숨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추모글이 등록되고 있다.

이 학교 이근규(26·신문방송학과)씨는 "매일 도서관에서 학생들을 위해 일하셨던 아저씨의 모습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상심하신 마음 이제는 잊고 누구보다 편하게 잠드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도 "학교도서관에서 오랜시간 근무했던 A씨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놀랐으며, 안타까운 사연까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그 분의 고통을 감히 헤아릴 수 없을 것 같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 류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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