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기농업의 아버지로 학교 교과서에도 실려있는 풀무원농장의 설립자 원경선 원장이 1월 8일 오전 1시49분 경기도 부천 순천향대 병원에서 10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원 원장은 지난 1월2일 갑자기 기력이 떨어지면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그는 1914년 평안남도 중화군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열여섯 살 때 부친이 별세하면서 농군의 길로 들어섰다.

한국 전쟁을 겪고 난 마흔의 나이에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기로 결심한 그는 1955년 경기도 부천에 땅 1만평을 개간해 '풀무원농장'을 마련하고 오갈 데 없는 이들을 위해 공동체를 설립했다.

'풀무원농장'의 풀무는 대장장이가 쇠를 달구거나 녹이기 위해 불을 지피는데 이용되는 기구를 뜻하는 말로 사람도 풀무질이 필요하다는 게 원 원장의 생각이었다.

1976년 경기도 양주로 농장을 옮긴 후 '생명존중'과 '이웃사랑'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로 화학비료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을 시작하면서 한국 최초의 유기농민단체 '정농회'를 설립했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유엔 세계환경회의에 한국대표로 참석해 유기농 실천운동에 대해 강연하고 경실련 산하기구로 시작한 환경개발센터의 초대 이사장을 맡아 환경과 생명을 존중하는 삶을 직접 실행하며 가르치는데 힘을 쏟았다.

2004년부터는 충북 괴산군 청천면에 새로 일군 풀무원농장으로 거처를 옮기고 농장 인근에 평화원 공동체를 세워 한평생의 꿈인 공동체 운동을 지속하며 '생명존중'과 '이웃사랑'의 가치를 구현했다.

그는 유기농을 통해 환경보호와 보존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2년 녹색인상, 1995년 '유엔 글로벌 500' 상, 1997년 국민훈장 동백장, 1998년 인촌상을 수상했다.

풀무원은 원 원장이 평생 실천해온 이웃사랑과 생명존중의 정신을 기리기위해 충북 괴산의 풀무원 연수원인 '로하스 아카데미' 내에 원경선 원장 기념관을 설립하기로 했다.이보환/괴산 bhlee@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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