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호재지역 건설 붐 불구 지역 하도급업체 외면 (上)

청주, 세종, 천안, 홍성 등 충청권 주요 개발 호재지역 곳곳에서 아파트 등 각종 대형 건설공사가 잇따라 진행되고 있지만 지역업체 참여는 여전히 저조한 실정이다.

특히 대형 건설현장은 자사 협력업체가 아니면 공사 참여가 쉽지 않아 지역업체들 사이에서는 '그림의 떡'으로 불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건설업계는 정부에 생존권 확보를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하며, 전국 공공공사 현장에서 작업을 중단하고 지난달 28일부터 2일까지 한시적 파업에 들어갔다<본보 6월 28일자 3면 보도>.

이에 본보는 지역 전문건설업체들의 하도급 참여 실태와 문제점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진단해 본다. / 편집자

가뜩이나 공사수주에 목말라 있는 전문건설업체들이 지역에서 공사하는 대형 건설현장에서 배제되는 등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영세 하도급업체는 말할 것도 없는데다 지역에서 한해 수백 억원 상당의 기성액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대형 전문건설사조차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전문 건설사들은 공사수주를 위해 무리하게 최저가입찰로 크고 작은 공사에 뛰어들었다가 결국 폐업이나 부도 등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 같은 지역 건설업체들의 고질적인 병폐는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지만 올해처럼 대규모 분양이나 대형 국책사업이 많지 않았을때 고통이 더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역 곳곳에서 수행중인 대형 아파트공사 현장에서 지역 업체들의 하도급 참여율이 저조해 '찬반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대형건설사들의 구조조정 발표 임박 등으로 건설산업 전반에 걸쳐 먹구름이 끼면서 지역 건설업계에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시공능력순위 100대 대형 건설사 가운데 21곳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또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는 경영여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있는 건설상장기업들은 올 1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했다. 문제는 이들 외에 정상적인 건설상장기업조차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2.3% 줄었다는 점이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건설기업들이 확대되는 양상이어서 업계 자체의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극에 달한 것이다.



이 같은 공공공사 발주 물량과 일감이 줄어들면서 충북 도내 전문건설업체 수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0년 1천862개였던 업체 수는 2011년 1천857개, 2012년 1천827개로 현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자금난을 이기 못하고 쓰러지는 업체 역시 증가하고 있다.

부도업체 수는 2010년 7개에서 2011년 10개, 2012년 20개로 대폭 늘고 있는 추세다.

청주에서 벌어지는 아파트 공사조차 지역건설업체들이 외면당하면서 수주난이 가중되고 있다. 지역 업체에 대한 하도급률은 20~30%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게 충북도회의 분석이다.

이는 청주시가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 지원 조례'에서 명시한 하도급비율 70% 이상에 턱없이 부족한 수치이다.

청주지역 한 전문건설업체 대표는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극심한 수주난으로 직원 월급 주기도 버겁다"며 "지역 공공공사나 민간공사에 참여 기회가 확대되지 않으면 대규모 폐업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 이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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