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김원호 대한주택건설協 충북도회 사무처장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벌써 반년이 지났다.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되는, 생각하기조차 끔찍한한 사건이다. 온 국민을 슬픔과 분노 속에 빠뜨리고 눈물과 한숨으로 지켜본 것이 우리의 기억에 생생한데, 그러고도 정신을 못차렸는지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재난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경기도 판교에서 공연도중 환풍기 받침대가 무너지면서 또 다시 졸지에 사랑하는 가족의 품을 떠나는 사람들을 맥없이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 대한민국이 과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국가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이러한 사건들은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 탐욕, 무책임, 불법적인 유착관계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이유가 그 원인이며, 우리 모두가 이러한 불법, 탈법적인 행위에 무관심하거나 묵인하는 습관이 대형사고를 현실로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어느 신문에서 미국중앙은행 의장을 지낸 바 있는 벤 버냉키가 주택담보대출 기한 연장에 실패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실패한 이유는 흥미롭게도 버냉키가 은퇴자이고 안정된 수익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었으며 이는 전관예우가 통하지 않는 제도와 시스템이 작동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 지난해에는 미국의 현직 하원의원 신분인 챨스 랭글이 이민법 개정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현장에서 수갑이 채워진 채 체포되어 연행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법치주의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것이다. 국회의원도 법을 존중하지 않으면 죄값을 치르는 것이 선진국이다. 이처럼 법치주의가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미국을 세계 제일의 강대국으로 이끌어 가는 원동력일 것이다.

왜 우리는 미국의 9·11 사건 때와 일본의 쓰나미 사태 때 그들이 보여주었던 냉정하고 절제된 시민의식을 본받지 못하는지 걱정스럽고, 고도성장의 기반 위에 민주주의의 기본인 질서의식과 인간존중의 정신을 배우지 못하는지 답답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중부매일에 몇 가지 바람을 전하고자 한다. 첫째, 독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신문이 되었으면 한다. 중부매일이 이제는 지역사회를 넘어서 전국을 아우를 수 있는 신문으로 거듭나기를 원한다. 범람하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기사 보다는 독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알찬 내용을 담은 신뢰받는 신문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둘째, 정론직필로서 우리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고 민주적인 시민의식을 함양시키는 신문이 되기를 기대한다. 급속한 경제발전과 소득증대에 비례한 국민들의 국가관과 시민의식 고취를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해 주리라 믿는다.

셋째, 감동을 주는 신문이 되었으면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나 사건, 사고가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여 우리를 우울하고 슬프게 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얼마 전 중부매일에서 특집으로 국제결혼을 한 외국인 이주여성과 관련한 감동적인 기사는 독자들로 하여금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하였다. 이와 같이 감동과 기쁨도 함께 전하는 그런 신문이 되었으면 한다.

매일 아침마다 기다려지는 신문,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신문, 아침 일찍 일어나 맨처음 현관으로 발걸음을 떼게 하는 신문으로 중부매일이 충청권 최고의 신문으로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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