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빨간색 전쟁이 뜨겁다. '불황일수록 빨간색이 인기를 끈다'는 속설 때문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라면 업계 1위인 농심은 라면 신제품 '우육탕면'을 출시했다.

농심은 우육탕면을 통해 라면시장의 대세였던 '빨간 국물' 열풍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건더기(후레이크) 별첨 수프에 형태를 그대로 갖춘 표고버섯을 넣고, 여기에 소고기와 고추장을 더해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을 구현했다.

심규철 농심 면마케팅팀장은 "기존 라면제품들은 주로 소고기 베이스에 고추가루를 사용했다"며 "우육탕면은 진한 소고기 샤부샤부의 풍미를 살리면서 고추장을 통해 진하면서도 얼큰한 맛을 냈다"고 말했다.

매운 맛 열풍은 외식업계에도 이어졌다. 롯데리아가 지난 6일 출시한 라면 버거가 출시 3일만에 판매 18만개를 돌파했다. 햄버거의 정형화된 틀을 깬 이색 제품 컨셉트와 매운맛을 선호하는 한국인 입맛을 맞춘 것이 인기 요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화장품업계에서도 빨간색 립스틱 열풍이 거세다. 한 듯, 안 한 듯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내추럴 메이크업'이 대세인만큼 빨간색 립스틱으로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포인트를 표현하는 한편, 불황 속에서도 밝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드러내려는 심리가 어우러진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오휘 모델인 배우 김태희가 오페라 프리마돈나의 극적이고 고혹적인 입술색을 표현한 핑크 컬러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프리마돈나 핑크(W22호)'와 '커튼 콜 핑크(W12호)'는 지난해 오휘 립스틱 중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다"고 말했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최근 드라마 속 여배우들이 깨끗한 피부결에 레드 립스틱 하나로 포인트를 주는 메이크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다소 진한 컬러감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레드 계열의 립스틱을 선택해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황기 지표인 '립스틱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립스틱 효과는 1930년대 대공황을 겪은 미국에서 만들어진 말로 불황기에 립스틱 매출이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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