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4·13총선이 끝나자 구조조정이 휘몰아치고 있다.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실직당한 상황이고, 임금체불로 노동자들은 고통받고 있다. 동남밸트 지역 경제가 완전히 무너져내리고 있다고 한다.

20대 총선에 여소야대를 이끌어낸 야당 대표마저 '구조조정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은 여당은 구조조정을 위해 4대 노동법을 개악해야 한다며 고통을 노동자에게 지운다.

조선·해운업계만 정리되면 경제위기가 끝날까? 조선·해운업계의 불황은 위기관리능력 부재의 내적요인도 크지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위기로 발현되면서 닥친 측면이 크다. 전 세계 경제가 불황에 빠지니 국가간 무역이 줄고, 이에 따라 물동량이 줄어 해운업계가 1차 타격을 받게 되고, 선박 발주물량이 급감하면서 조선업이 타격을 받게 된다. 최악의 재정난을 겪는 중동과 러시아 등은 이미 건설 해외발주를 중단한 상황이고, 곧바로 건설업계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를 이나마 지탱시켰던 자동차와 반도체, 휴대전화 역시 MB정부의 환율정책이 약발을 다함에 따라 수출감소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미 삼성은 전 직원 30만명 중 6만명을 감원하고, 생산을 30~40% 줄이며 빙하기 경영에 들어갔다.

현 위기의 핵심은 '과잉생산과 과소소비'라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이다.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은 부자감세, 재벌을 위한 금융 등의 규제철폐, 공기업 사유화, 탄압을 통한 노동조합의 약화와 이로 인한 전체 노동자의 기본권 저하, 저임금 비정규직 양산을 토대로 한다. 낙수효과이론에 근거한 판단이지만 현실은 어떤가? 온갖 혜택을 받은 기업들은 742조(30대 재벌)의 사내유보금을 쌓아놓고 재투자는 언감생신이다. 반면 국민들은 1천조가 넘는 가계부채로 신음하고 있으며, 그나마 안정적이라는 정규직 역시 노조파괴, 고용불안에 고통받고 아이의 사교육비와 주택담보대출 상환금에 허덕이고 있다. 절반이 넘는 비정규직은 이미 최저임금 언저리이기에 지갑을 닫았다. 국민들의 지갑이 열리질 않으니 재벌과 기업이 만든 상품이 팔리질 않는 상황이다.

미국 대선이 한창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엽기 행각을 언론은 희화화하고 있지만, 미국은 치열한 이념전쟁을 벌이고 있다. 신자유주의를 신줏단지 받들듯 모시는 공화당과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민주당의 전쟁이다. 미국만이 아니다. 전 세계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의 고민은 국민들의 소비를 늘리고, 이로서 경제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수 있느냐다. 독일은 8.5유로(한화 1만700원) 최저임금제를 도입하고, 미국 일부 주는 시간당 7.2달러의 최저임금을 15달러로 대폭 인상했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만이 마이웨이다. 코앞에 닥친 공황, 재벌과 기업만 살리고 서민에게 모든 고통을 전가한 1998년의 재판이 재생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노동자들은 경제위기 고통전가를 위한 노동개악에 반대하고, 세계적 추세에 따라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요구한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조정이 노동자 자르기가 아닌 주35시간 노동제 도입으로 일자리를 나누는 것임을 밝힌다. 또한 넘쳐나는 재벌 곳간을 열어 서민을 위한 다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울 것이다. 새로운 세상은 가능하다. http://blog.daum.net/laborfree/848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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