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이론' 만든 10년, 6만5000명과 함께 한 현장실습
'빅뱅 이론' 만든 10년, 6만5000명과 함께 한 현장실습
  • 뉴시스
  • 승인 2016.08.2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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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들이 든 금빛 왕관 모양의 '뱅봉' 불빛이 하나씩 켜졌다. 20일 저녁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내에서 뱅봉 6만5000개가 모두 빛을 밝히자 그룹 '빅뱅'의 '천국'이 시작됐다.

V.I.P는 빅뱅의 팬클럽을 가리킨다. '뱅봉'은 이들이 빅뱅 콘서트 때마다 드는 야광봉이다. '천국'은 2008년 빅뱅이 발표한 미니앨범 '스탠드 업' 수록곡이다.

YG엔터테인먼트가 국내 단독 팀의 1회 공연 사상 최대 인원이라고 자랑한 6만5000명의 열기는 폭염을 무색케 했다. 2006년 8월19일 데뷔 이래 10주년을 맞은 빅뱅의 기념 콘서트 '제로 투 텐(0.TO.10)'의 축하 인파로 적합한 규모였다.

대인원이 모인 만큼 콘서트는 축제 분위기로 출발했다. '천국'에 이어 '위 라이크 투 파티'가 흥겨운 분위기를 이어 받았고 '핸즈 업'이 축제 분위기로 북돋았다. 멤버들은 이동차를 타고 경기장 뒤편에 마련된 무대로 옮겨 다니며 팬들의 흥을 멈추지 않게 만들었다.

빅뱅 다섯 멤버들은 어느 아이돌 그룹 구성원보다 개성이 넘친다는 평을 받는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팬들을 향한 첫 인사부터 저다웠다.

"잘 지냈어요? 10년 째 리더를 맡고 있는"이라는 지드래곤은 리더답게 차분했고 "내가 보고 싶었던 사람 소리 질러"라고 외친 승리는 막내다운 '귀염둥이'였다.

진지한 탑은 "여러분의 불빛이 저희 마음을 따듯하게 밝혀준다"고 했고 익살스런 대성은 "여러분의 누룽지이자 청국장인 대성입니다. 구수하고 진한 남자죠"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멤버들 중 가장 솔(Soul)풀한 태양은 "여러분 사랑합니다"라고 웃었다.

섹시한 '렛츠 토크 어바웃 러브-스트롱 베이비'(승리), 파워풀하고 화려한 '하트브레이커'(지드래곤), 흥겨운 '날봐귀순'(대성), 패셔너블한 '둠 다다'(탑), 감미로운 '눈, 코, 입'(태양) 솔로곡들도 각자 성향이 묻어났다.

라이브 밴드를 대동한 사운드는 강렬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사방이 터져 있는 만큼 사운드의 균형을 잡기 힘들다. 멤버들이 노래가 아닌 멘트를 할 때 울림이 심했지만, 노래를 할 때는 균형이 비교적 잘 맞았다. 무대 전면을 수놓은 초대형 LED 화면도 경기장을 압도했다.

'이프 유'와 '하루하루'를 부를 때는 LED 팔찌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노란 불빛, 한가지인 뱅봉 대신 형형색색 빛을 내며 경기장을 색다르게 물들이는 이 장치는 공연 연출에 통일감을 준다. 중앙 컨트롤 장치가 특정 주파수를 이용해 불빛 색을 조정한다. 브릿팝을 대표하는 얼터너티브 록 밴드 '콜드플레이'가 '자일로밴드'라는 이름으로 공연장에서 사용하는 LED 손목밴드, K팝 아이돌로서 일본 시장을 양분했던 그룹 '동방신기'의 야광 시계와 비슷한 구성이다.

이날 LED 팔찌를 찬 이들은 한국인뿐만이 아니었다. 일본, 중국은 물론 유럽과 북아메리카 등에서 온 팬들로 인해 서울월드컵경기장 인근인 상암동은 이날 내내 지구촌 축약판이었다.

이날 1부와 2부 사이에 게스트로 나선 '월드스타' 싸이는 이 다국적 팬들에게 깜짝 선물이었다. 애초 예고된 게스트가 아니었던 그는 "역사에 남은 날, 역사에 남는 공연"이라며 이날 출연한 이유를 전했다. 그는 "2006년 '연예인'이라는 노래로 막방을 하던 날 빅뱅이 '라라라'로 첫방송을 했다. 양사장(양현석 YG 대표)과 빅뱅의 리허설 무대를 같이 봤는데 양현석이 '쟤네가 큰일을 낼 거야'라고 했는데 실제 그렇게 됐다"고 웃었다. "각자 색깔과 정체성, 자존감이 뚜렷한 드문 그룹인데 매일 진화하면서 커가는 보이밴드"라고 덧붙였다.

10대 후반에서 어느덧 20대 후반에 접어든 멤버들은 맏형 탑을 시작으로 군 입대를 하게 된다. 이날 무대는 입대 전 다섯 멤버들이 함께 서는 대형 무대로서는 사실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태양은 "멤버들과 앞으로 10년을 이야기하고 있고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캬봐 주시면 멋진 모습을 더 보여드릴 것"이라며 자신들의 활동이 변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팬들과 양현석 YG 대표 등 스태프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빅뱅 데뷔일 하루 전날인 8월18일이 생일인 지드래곤은 "2006년 YG에 들어오기 전 8월은 내 생일로만 기억된 달이었는데 이제는 내 생일보다 여러분(팬들)과 멤버들 생각이 더 많이 난다. 뜻 깊은 날, 부모님, 친구들 회사분들이 팬들 앞세 잘 모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앞서 포브스는 최근 '빅뱅이론: 어떻게 K팝 스타는 1년에 4400만달러(약 504억원)를 벌었나'라는 기사에서 "미국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남성그룹 '마룬5'보다 많은 금액"이라고 밝혔다. 10년 간 K팝의 한 축에서 '빅뱅 이론'을 만든 이들은 이날 팬들 앞에서 그간 히트곡 역사를 펼쳐내며 제대로 된 '현장 실습'을 선보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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