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시한부 판정을 받고 남은 생이 6개월뿐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어떨까. 받아들이고 인정하기에도, 슬퍼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JTBC 새 금토드라마 '판타스틱'(극본 이성은·연출 조남국)의 '이소혜'(김현주)처럼 말이다.

"저한테 그런 일이 닥치면 어떨까 많이 생각하고 고민했는데요. 그냥 실감이 나지 않고, 그게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도 '시한부' 이소혜에 대해서는 크게 공감하지 않고 있어요. 아마 점점 증상이 나타날 테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게 들어가게 되겠죠?"(김현주)

'판타스틱'의 '이소혜'는 '갓소혜'로 불리는 인기 드라마 작가다. 평생 방에 틀어박혀 글만 쓰고 살았는데 6개월 남은 암 환자가 됐다. 당장 드는 생각은 후회뿐이다. "글 한 줄 덜 쓰고, 맛있는 걸 먹고 좋아하는 사람들 볼걸."

드라마는 암 환자, 시한부 등 신파로 이어질 수 있는 설정을 유쾌하고 씩씩하게 다룬다. 드라마 카피처럼 '지금 이 순간 난 가장 건강하다!'는 마음으로 튼튼한 멘털의 소유자 '이소혜'답게, 억울해 하기에도 아까운 시간에 모든 걸 집어 던지고 여행지로 떠나 짜릿한 로맨스를 즐기다 우유니 사막에서 홀연히 사라질 계획을 세우는 식이다.

정극과 코미디를 오가는 드라마를 설득하는 건 김현주의 연기력이다. 앞선 작품 '애인 있어요'에서 1인 2역까지도 훌륭하게 소화했던 그다.

"무거운 소재임에도 무겁지 않은 드라마라서 선택하게 됐어요. 그걸 무겁지 않게, 그렇다고 또 밝지만은 않게 표현하는 게 제 숙제인 것 같고요. 작가님이 저를 높이 평가해 주셔서 어려운 장면이 많긴 해요. 하지만 해낼 때마다 묘한 희열도 느끼고요. 무겁지만 멀리 있는 이야기는 아니어서 좀 더 친숙하게 잘 풀어가 보려고 해요."(김현주)

죽음을 눈앞에 둔 '이소혜' 앞에 나타난 남자는 어마어마한 인기의 한류스타지만 연기를 너무나도 못하는 탤런트 '류해성'(주상욱)이다. 12년 전 첫사랑 '이소혜'와 주연배우와 작가로 재회하면서 인연을 이어가지만 그녀가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톱스타인데 연기를 못하는 설정이 재밌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했고요. 처음에는 제 신인 시절을 생각하면서 그렇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발연기'를 연기하는 게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저는 진지하게 보여야 하니까요."(주상욱)

또 다른 남자는 주치의 '홍준기'(김태훈)다. 의사지만 항암제가 듣지 않는 체질 때문에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5년째 투병 중인 환자다. 하지만 "누구나 시한부"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소혜'의 곁을 지키며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하는 인물이다.

"정말 멋진 남자예요. 아픔과 외로움이 분명히 있지만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아름답게 살려고 하고 사람을 사랑으로 대하려고 하는 사람이에요. 이 완벽한 남자의 두 가지 측면을 조화롭게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김태훈)

이 외에도 박시연, 김재화, 지수 등이 함께 출연한다.

다음 달 2일 밤 8시30분 첫 방송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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