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마음이 너무, 들떠 있었나 봐요. 너무 좋은 나머지 실수를 했는데…. 정말 죄송합니다."(온유)

4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그룹 '샤이니'의 다섯 번째 콘서트 '샤이니 월드(SHINee WORLD Ⅴ)' 현장.

그 어느 때보다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보여주던 리더 온유(27)가 빙글빙글 도는 춤을 추던 중 무대 위에서 넘어지더니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공식적인 엔딩을 두 곡 앞둔 '레디 오어 낫(Ready or Not)' 때였다.

오른 다리를 든 깨금발로 무대 뒤로 들어간 온유는 '세이비어(SAVIOR)' 한 곡만 건너뛰고 다시 나와 공연을 소화했다. 그것도 계속 같은 자리에서 뛰는 안무가 중심인 '에브리바디(EVERYBODY)'. 보는 사람까지 아파지는 온유의 투혼에 이미 현장에 모인 팬들은 눈물을 훌쩍대며 곡이 끝나자마자 "이진기"(온유의 본명)를 연호했다.

"괜찮지?"(민호), "걱정시켜서 미안해요!"(온유)

꽤 긴 앙코르 요청 시간이 지나 다시 무대로 올라온 멤버들은 오히려 차분했다. 평소 하도 많이 울어서 '수도꼭지'로 유명한 멤버 종현이나 키도 울지 않고 침착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앙코르 첫 곡으로 공개할 예정이던 새 앨범 타이틀 곡 티징 무대는 건너뛰었다. 온유의 상태를 고려한 탓이다.

"온유형이 살짝 발목을 접질리는 바람에 티징 무대를 못 보여드리게 됐어요. 너무 아쉽지만 형의 건강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일단은 안정을 취하기로 했습니다."(종현), "다들 이해해 주시는 것 같으니까 형도 너무 미안해하지 말고, 빨리 나았으면 좋겠네요."(키)

갑작스러운 온유의 부상에 공연 막판 분위기가 다운됐지만 이날 샤이니의 콘서트는 그 어느 때보다 신나고 에너지 넘쳤다. 지난해 5월 콘서트 이후 한국에서 1년4개월 만에 팬들을 만난 자리다. 전석 매진에 1회 공연이 추가됐고, 시야제한석까지 매진시키며 2일부터 4일까지 열린 3회 공연 동안 3만 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무대에서 하지 못했던 곡을 보여드리려고 했다"(온유)는 말처럼 '히치하이킹(Hitchhiking)' '초콜릿(Chocolate)' '줄리엣' '오드 아이(Odd Eye)' '이별의 길' '방백' '펀치 드렁크 러브(Punch Drunk Love)'와 태민의 솔로곡 '굿바이(Goodbye)', 온유와 종현의 듀엣곡 '잠꼬대' 등 그동안 콘서트에서도 잘 볼 수 없었던 귀한 무대가 이어졌다.

오는 9월 추석 이후 컴백을 예고하며 '프리즘(Prism)' '필 굿(Feel Good)' '투명 우산' '소 어메이징(So amazing)' 등 신곡을 최초 공개하기도 했다.

‘컬러 오브 샤이니'라는 테마로 연출된 만큼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가 아트 컬래버레이션으로 함께 한 영상과 멤버 키가 참여한 의상 등이 무대 연출과 어우러지며 더욱 감각적인 공연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샤이니의 색을 보여드리겠다는 말을 많이 해 왔는데, 아쉬움이 많아서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 있었어요. 의상과 영상 등 직접적이고 시각적인 방법으로 공연에 녹여 봤습니다."(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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