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부터 20년간 중부매일 기사 1,569건 분석
#1 최근 '묻지마 범죄'가 늘면서 국민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에 중부매일은 지난 20년간의 뉴스빅데이터 분석으로 살인범죄 트렌드를 알아봤다. 이를 위해 1997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20년간 충북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다룬 중부매일 기사 1천569건을 분석했다.
#2 지난 2010년 3월 29일, 부녀자 연쇄 성폭행 살인범 택시기사 안남기가 검거됐다. 그는 2000년부터 청주 등에서 여성 3명을 성폭행한 후 살해했으며 2명의 여성은 미수로 그쳤다.
앞서 2008년 11월 27일에는 충북 옥천에서 자신의 처와 딸을 살해한 김씨가 검거됐다. 김씨는 수사과정에서 2006년 부모의 집에 불을 질러 잠을 자고 있던 70~80대 노부모를 불태워 죽인 사실도 털어놓았다.
#3 최근에는 살인사건이 줄어드는 추세다. 전국은 하루 평균 3건, 한 해 1천400여 건에 육박하던 살인사건은 2012년을 기준으로 1천 건 아래로 떨어졌다. 충북 또한 8.5일에 한 번 꼴로 사건이 줄었다.
#4 살인사건을 다루는 언론보도는 늘고 있는 양상이다. 가장 흉악한 범죄인 '살인'에 대한 국민의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5 살인범죄 트렌드도 변화했다. 과거 90년대에는 조직폭력배가 연루된 살인이 많았지만 2000년을 전후한 IMF시기에는 금전관계에 의한 살인이 눈에 띄게 늘었다. 현재에는 불륜이나 원한 등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살인이 증가했다.
#6 20년간 기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90년대 중·후반에는 '조직폭력배', '폭력배','화성파', '청주 폭릭조직 행동대원' 등이 자주 언급된 반면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면서는 '사채업자', '카드빚', '생활고', '채무자' 등의 키워드가 눈에 띄게 등장했다.
그리고 20년치의 기사를 모두 분석했을 때 키워드는 '김씨', '성폭행', '말다툼', '사체유기' 등의 순으로 자주 언급됐다.
#7 가족간의 살인사건은 꾸준히 등장했다. 실제 충북에서도 최근 10년간 총 32건의 존속살해가 발생했다. 존속살해는 한국 전체 살인사건의 5%를 차지하며 미국의 2.5배, 영국의 5배에 달하고 있다.
#8 충북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보도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지역은 청주다. 농촌보다는 도시에서 많이 발생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도시의 인구 과밀호와 함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농촌은 공동체가 강하다 보니 대부분 우발적 범죄이지만 도시는 면식범이 아닌 살인이 많다고" 분석했다.
#9 사회가 급성장하면서 등장한 '묻지마 범죄'. 김영식 교수는 이를 "사회가 급성장하면서 등장한 범죄이며 선진국이 겪었던 과정인만큼 받아들이고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들에 의한 '묻지마 범죄'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이들을 치료할 수 있는 장기적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미정·이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