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거라 부산항'의 가수 백야성(82)이 2일 오후 9시42분 급성 신부전증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일년 반 전에 뇌경색으로 쓰러져 치료를 받아왔다.

1934년 서울 종로에서 태어난 백 옹은 1958년 공군 복무 중 오아시스 레코드사의 전속 가수 모집을 통해 가요계에 발을 들였다.

1958년 '홍콩아 잘있거라' '무정타향' '마도로스 부기' 등을 부르며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다.

1960년 '마도로스 부기', 1961년 '잘 있거라 부산항', 1962년 '항구의 0번지' 등 1960년대 초 히트곡을 잇따라 발표하며 인기를 누렸다.

특히 미성의 그는 '마도로스(항해사) 노래'로 주목 받았다. 1958년 '마도로스 부기'를 시작으로 '마도로스 맘보' '마도로스 기타' '마도로스 폴카' '마도로스 스윙' 등 마도로스 관련 30여곡 곡을 발표하며 명실공히 '마도로스 가수'로 통했다.

대중음악 평론가 박성서 씨는 "'마도로스' '바다' '항구' 등 항구 부산을 소재로 한 노래를 특히 많이 불러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해외문물이 들고 나가는 항구를 소재로, 외국문물에 대한 동경과 사나이들의 꿈과 야망을 노래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서민들의 애환을 그린 '한달의 봉급은'과 '삼천삼백원', 산업화 시기 궁핍함을 노래한 '센티멘탈 서울'과 '왈순아지매' 등도 불렀다. 특히 콤비인 가수 겸 작곡가인 김용만과 짝을 이뤄 '잘 있거라 부산항' '김군백군' 등 서민들이 즐겨부르는 노래를 내놓았다.

'잘있거라 부산항'은 부산 공연 도중, 숙소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노래로 유명하다. 당시 극장무대에 함께 섰던 서영춘, 배삼용 등과 함께 마침 코미디언 백금녀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연 조촐한 파티에서 탄생했다. 부산과 관련 노래를 만들기로 합의를 보고, 서영춘과 배삼룡이 즉석에서 가사를 쓰고, 김용만이 곡을 붙였다.

비운으로 20년 간 무대에 서지 못하기도 했다. 1960년대 '왜색가요'와 '왜색창법' 등 왜색시비에 휘말려 자신의 모든 노래가 금지되자 가수 활동을 접었다. 이후 1986년 노래들이 해금된 뒤에야 KBS 1TV '가요무대'를 통해 복귀했다.

대한가수협회 원로가수회 회원이다. 유족으로 성호 씨 등 1남2녀를 남겼다. 빈소 분당재생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 4일 오전 7시, 장지 경기 남양주 가족 납골묘. 031-708-4444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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