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에 비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촛불에 비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 중부매일
  • 승인 2016.12.15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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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칼럼] 권택인 법무법인 충청 변호사·법무부교정자문위원
권택인 법무법인 충청 변호사·법무부교정자문위원

광화문 광장이 매주 토요일 촛불로 만원을 이룬지 몇 주가 지났다. 촛불집회가 거듭되면서 대통령의 담화가 있었고, 그 담화가 있을 때 마다 훨씬 더 많은 촛불이 모였다. 대통령의 담화스타일은 일방통행식이었고, 내용 또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니었던 까닭이다. 결국 경찰이 제시한 폴리스 라인은 국민의 집회ㆍ결사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사법부에 의해서 대한민국 실정법이 정한 한계까지 밀려나게 되었고, 국민의 준엄한 목소리를 뒤늦게 인식한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압도적 다수로 의결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여전히 촛불은 거세다. 촛불집회가 진행되면서 집회와 관련한 수많은 기록이 갱신되었다. 특히 그토록 많은 시민이 모여 분노에 찬 촛불집회와 행진을 거듭하였지만 폭력사태는 없었고, 오히려 이를 온가족이 참여하는 축제같은 집회로 승화시켰다.

이는 국가적 위기에 대응하는 국민의 조용하지만 폭발적인 힘이 일궈낸 쾌거로 기록될 것이다. 외신은 평화롭지만 폭발적인 직접 정치참여의 움직임을 보인 우리 국민에 대하여 경이롭다는 표현을 사용해 가며 긍정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유럽과 같이 유혈 시민혁명을 경험한 국가에서는 이처럼 평화롭고 강력한 시위문화는 듣도 보도 못한 차원 높은 명예혁명으로 여길 듯하다.

이번 사태를 간단히 요약하면 촛불집회를 참가하는 쪽에서는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므로 대통령은 국민 대다수의 민의를 받들어 퇴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반면, 대통령은 자신은 무고하다며 법대로 하자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일견 양측의 주장은 외면적으로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특히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주장하는 시민들의 주장에 대해 가장 강력한 비판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논리는 헌법정신과 법치주의이다. 대통령이 잘못했으면 탄핵절차에 따라 권좌에서 물러나면 되는데, 굳이 시민들이 집회를 열어 대통령에게 부당한 압박을 하는 것은 헌법정신과 법치주의에 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헌법에는 대통령의 궐위를 이미 예정하고 있고, 일반적으로 대통령 자의에 의한 조기퇴진도 그 궐위의 한 모습으로 인정되고, 헌법전문에 불의에 항거한 4.19정신을 계승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바, 국가의 주인인 국민은 그 헌법정신에 기초해 불의로 판명된 정치권력에 대한 탄핵은 물론 조기퇴진 역시 당연히 주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긋나 있는 국가권력을 보호하기 위한 방편으로 대통령이 현재의 헌법 개정 권력인 국민을 상대로 하여 헌법정신 위반을 운운하며 비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왜 국회를 상대로 한 탄핵소추안 발의 압박은 인정하면서 대통령을 상대로 한 조기 퇴진 주장은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도 이해불가하다.

또한 민주주의를 근거로 한 국민의 대통령 조기 퇴진 주장에 대한 비판논리로 법치주의를 운운하는 것 역시 그다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법치주의는 국가권력을 제한하는 원리로 탄생되어 발전해 왔기 때문에 주로 시민측에서 국가의 전제적 권리행사에 대한 견제수단 즉, 폭주하는 정치권력에 대한 브레이크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간 생사를 건 싸움이나 이종격투에서 상대의 무기를 빼앗아 역공을 하거나, 다급할 경우 방어를 위해 방패를 가지고 상대를 공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출된 국가권력과 그 국가권력을 창출한 국민이 목숨을 내놓은 것처럼 이판사판 결투를 하는 지금의 모습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다.

그 의문에 해답을 내려야 할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국민의 안위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국민이 안위하기에는 그간의 의심스러운 행적이 무수하고, 이미 밝혀진 사실관계 역시 국민의 안위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났다. 이제 대통령은 말로만 국가의 미래와 국민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국민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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