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기자단]변종만

'마음에 담아야 한다'며 카메라 없이 떠나는 여행을 고집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내게 여행의 참맛을 알려준 곳이 바로 고군산군도의 선유도다.

누가 최고의 여행지를 물어올 때 주저하지 않고 고군산군도의 선유도라고 답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12월 27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고군산군도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신시도로 송년 산행을 다녀왔다. 군산시 옥도면의 신시도는 고군산군도의 여러 섬 중 면적이 가장 넓었던 곳으로 군산의 남서쪽 약 26㎞ 지점에 위치한다. 신라 초기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한 섬으로 북서쪽의 대각산(높이 187.2m)과 남동쪽의 월영봉(높이 198m)을 비롯해 구릉성 산지가 많다.

신시도 산행은 조망이 좋아 볼거리가 많고 고도차가 크지 않아 비교적 편하다. 하지만 월영봉으로 향하는 초입에서는 땀을 빼야 한다. 월영재를 지나면 자연풍화작용에 의해 형성된 절리현상으로 동물의 이빨처럼 날카로운 바위들이 이어지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면 고군산군도, 신시광장과 새만큼 33센터 주변의 바다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신치산으로도 불리는 월영봉은 가을철 단풍이 장관을 이루는 선유8경의 하나이고, 월영대는 고운 최치원 선생이 글을 읽었다는 곳이다.

능선에서 뒤돌아보면 방금 지나온 산길, 199봉과 월영봉, 방조제와 야미도, 몽돌 미니해수욕장과 서해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대각산 줄기는 용의 형국으로 여왕이나 왕비가 될 팔자로 태어났다가 일찍 세상을 떠난 임씨 성을 가진 처녀에 관한 전설이 전해온다. 대각산 정상까지는 조망이 좋아 좌우에 볼거리가 많다. 대각산에는 정상을 알리는 표석과 3층의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고군산군도의 올망졸망한 섬들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신시도와 무녀도를 연결하는 연육교를 통해 고군산군도의 섬들이 하나, 둘 육지가 되는 모습을 바라보며 전원 찬미에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는 영국 시인 윌리엄 쿠퍼의 '신은 시골을 만들었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는 말을 떠올린다.

http://blog.daum.net/man1004/1790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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