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엘리사벳

대청호의 갈대와 억세가 아름답게 피었다는 소식을 여기저기서 들었다. 하지만 주말마다 이런 저런 일들로 바쁘다보니 가보지를 못했다. 그러다 어찌 여유가 생겨 대청호 주변을 찾아갔다. 강에 비친 하늘의 푸른 빛과 작은 태양은 이 곳에 들르길 잘했다는 확신을 건내줬다. 사진 속에 일부러 나의 그림자를 넣어 내가 이 곳에 있음을 기록해 보기도 한다. 갈색빛 억새풀은 바람에 가볍게 흩날리고 낡은 나룻배는 그리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사색에 잠겨있던 것도 잠시, 아들이 아프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래도 이 곳까지 왔는데…. 걸음을 빨리 옮기면서도 재빨리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다. 대청호까지 와서 추운 날씨에 따끈한 밥도 먹고 집으로 가려했지만 아들이 아픈게 우선이다. 아쉽지만 사진 속에 작은 추억을 남기고 발길을 돌린다. 또 다시 이 곳에 와 볼 날이 있을거라 믿으며…. 그렇게 나의 2016년 마지막 사진 나들이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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