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충주시의회 / 중부매일 DB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이 갈수록 태산이다. 중국내 롯데마트는 40곳 이상이 영업정지를 당했고 일부 중국인들은 한국 상품 불매운동과 반한(反韓)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자국여행사들에게 한국여행 상품 판매를 금지시키는 것은 물론 항공기 운항편도 제한하면서 한국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유커가 구름처럼 몰렸던 서울 명동과 동대문, 제주도등 국내 주요관광지는 사드보복이 본격화되면서 유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 한산해 졌으며 지난해 개항이후 20여년 만에 첫 흑자를 냈던 청주국제공항은 올해 비상이 걸렸다. 150석의 항공기에는 고작 7~8명이 타고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이 사드배치를 통해 자위권을 행사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서 '안하무인'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억지와 횡포로 일관하며 무차별적이고 치졸한 보복이 계속되는 것은 한국을 만만히 보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적 보복으로 관광산업은 침체를 맞고 있으며 국민들은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잇따라 중국으로서의 수학여행을 포기하는 등 중국관광 기피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충북 충주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지난주 중국연수를 떠나 비난여론이 비등하다. 충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의원들과 시의회 사무국, 시 공무원등 10명은 5박6일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로 연수를 떠났다. 연수라고 하지만 주로 관광일정으로 짜여져 있다. 세계건축기자재박람회와 식품원료·첨가물박람회도 관람하지만 베이징올림픽주경기장과 만리장성 케이블카 탑승등 관광일정도 포함됐다.

지방의원들이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선진지 견학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벤치마킹을 통해 시의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려해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시의원들이라면 때와 대상지를 고려해야 한다. 지금 정국은 대통령이 파면되고 조기대선으로 나라가 혼란스럽다. 이 때문에 공직자들도 해외출장을 자제하고 있다. 무엇보다 연수단 출국일은 동료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이후 첫 재판을 받는 날이다. 오히려 중국여행을 최대한 자제하고 물밀듯이 밀려오는 중국산 제품대신 국산을 애용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기에 지역사회 지도층인 사의원들이 해외연수를 가면서 하필이면 중국을 선택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공감하기 힘들 것이다.

지금 국제사회에서도 중국의 사드보복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미국 의회도 중국의 사드보복조치를 규탄하는 초당적 결의안을 공식 발의했다. 중국의 외교적·경제적 압박은 당장은 견딜 수 있다고 해도 이같은 행위가 장기화되거나 다각화되면 국가경제에 깊은 주름이 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일수록 사회지도층부터 정신무장을 새롭게 해야 한다. 사드보복 와중에 중국연수를 강행한 충주시의원들과 공무원을 보낸 충주시는 어떤 변명을 해도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