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기자단] 변종만

구괴정

3월 14일, 사진동호회 설레임 회원들이 아산시 배방읍 중리에 위치한 맹씨행단과 염치읍 백암리에 위치한 현충사를 다녀왔다. 두 곳 모두 청주에서 차로 1시간여 거리이고 난세를 극복한 성웅과 청백리에 대한 역사공부를 하며 자연풍경을 담을 수 있어 출사장소로 좋다.

첫 번째 들른 곳이 맹사성 고택으로도 불리는 아산 맹씨행단이다. 맹씨행단은 신창 맹씨들이 중심이 되어 살고 있는 중리 마을의 중간쯤에 있다.

입구로 들어서면 좁은 뜰에 맹사성이 심은 수령 600여 년의 크고 우람한 은행나무 두 그루가 마주보고 서있다. 이 은행나무 아래서 학문을 닦았기에 고택과 구괴정을 포함하여 아산 맹씨행단이라 불리며 사적 제109호로 지정되었다. '행단'은 공자가 은행나무 위에서 가르쳤다는 얘기에서 나온 말로 학문을 닦는 곳을 뜻한다.

세덕사

맹사성고택은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던 청백리이자 고려 말의 명장 최영 장군이 살던 집으로 개성으로 이사하며 손자사위인 맹희도(맹사성의 부친)에게 물려주어 신창 맹씨의 집이 되었다. 맹사성은 고려 우왕 때 장원 급제하고 세종 때 우의정과 좌의정을 지냈지만 청렴하면서도 강직한 관직생활로 선비정신을 드높인 청백리였다. 고택 뒤편의 세덕사는 맹사성과 부친, 조부 등 맹씨 3위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고택 옆 언덕에서 바라보이는 전통 숲에 아홉 그루의 느티나무가 있었다는 정자 구괴정이 있다. 조선 세종 때 맹사성이 황희·권진 정승과 함께 세 그루씩 아홉 그루의 느티나무를 심어 구괴정, 삼상당이 되었다.

맹씨행단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의 현충사에 도착하면 입구에서 충무공 이순신 기념관이 맞이한다. 기념관은 충무공 관련 유물과 임진왜란 당시 해전 사료를 수집하고, 이를 전시·교육하기 위한 역사 테마관, 전시관, 교육관, 사무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물관에는 국보 제76호로 지정된 난중일기와 서간첩, 임진장초를 비롯해 보물 제326호로 지정된 이순신 장군의 친필 검명이 새겨진 장검 두 자루와 도배구대 한 쌍, 옥로, 요대, 무과급제 교지, 사부유서, 증시교지 등의 유품과 각종 무기, 거북선 모형 등이 전시되어 있다.

현충사

기념관 앞 충무문은 현충사 경내·외를 구분하기 위하여 만든 정문으로 외삼문에 해당한다. 담장 옆에 1906년 을사늑약에 분노한 유림들이 건립했다는 현충사 유허비가 서있다.

충무문을 들어서면 왼쪽에 구 현충사, 오른쪽에 정려와 연못이 있다. 구 현충사는 1932년 중건될 당시의 현충사 사당으로 현판은 숙종이 내려준 것이다. 현충사 성역화사업으로 새 현충사가 지어지면서 1968년 이곳으로 옮겨졌다. 정려에는 이충무공과 후손(조카 이완, 사대손 이홍주, 오대손 이봉상, 팔대손 이제빈)의 충신·효자 편액이 걸려 있고 연못에서 반송까지 멋진 나무들이 많아 산책하기 좋다.

노송들이 멋들어지게 가지를 늘어트린 입구에서 붉은색의 홍살문이 성역으로 들어서는 마음을 경건하게 한다. 충의문을 지나면 1967년에 준공된 콘크리트 한옥 건물에 충무공의 영정을 모신 현충사가 아래편을 내려다보고 있다.

현충사는 충무공 이순신이 전사한지 100년 뒤인 숙종 32년(1706년)에 세워진 충무공의 사당으로 현충사란 이름도 숙종이 친히 내렸다. 하지만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 의해 철폐되었다가 1906년 을사늑약에 분노한 유림들이 현충사 유허비를 건립하였고, 일체치하에서 이충무공 묘소가 경매로 일본인의 손에 넘어갈 지경에 처하자 민족 지사들이 성금을 모아 중건하는 수난을 겪었다.

충무공 고택은 서울에서 태어난 충무공이 21세에 전 보성군수 방진의 무남독녀와 혼인하면서 본가가 된 처갓집으로 후손들이 대대로 살아온 옛집이다. 전통적인 한옥 목조건물로 대문 옆에 있는 정(井)자 모양의 우물이 충무정이다.

충무공 고택은 사진동호회원들이 꽃망울을 활짝 터뜨린 홍매화가 고택의 창살과 어우러지는 모습을 담기 위해 봄철에 즐겨 찾는 장소다. 3월 25일경이면 홍매화의 고운 자태가 봄을 만끽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달아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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