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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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대선'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의 양자대결구도로 고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양측의 검증과 네거티브 공세도 갈수록 격화되고 있으며 표심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 군부대를 방문하는 유력후보들의 '안보행보'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안보관이 의심스러운 후보들이 군복을 차려입고 사격장을 찾거나 군부대를 방문하고 장병들과 식사하는 모습을 언론에 드러낸다고 불안한 안보관이 희석되지는 않는다.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심판을 받는 것이 대선주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다.

현재 대선구도는 '문재인 대세론'에서 안철수 후보와의 '양강구도론'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38%, 안 후보가 35%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양측의 공방전이 더욱 날카롭고 뜨거워졌다. 문 후보는 양자 대결이 될 경우 "정권교체 후보와 적폐세력과 함께 정권을 연장하려는 후보간 대결구도"이라고 비판했고, 안 후보는 "정권교체는 이미 결정됐다"며 "정권교체가 아니라 계파교체가 되면 다시 또 불행하게도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을 맞을 것"이라고 응수하고 있다. 양측은 상대방을 '적폐세력', '계파교체'라는 프레임으로 공격하는 한편 대선 판도를 가를 중도층 표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무엇보다 안보이슈에 민감한 중도층에게 안정감있는 리더십을 보여주기 위해 안보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두 후보는 지난 7일 나란히 군부대를 방문했다. 문 후보는 충남보훈공원을 참배한데 이어 수도권에 있는 공군작전사령부와 탄도탄 작전통제소를 찾았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임박 징후 등 한반도를 둘러싼 급박한 안보환경을 감안해 자신의 안보관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안 후보도 인천 부평구에 있는 육군 17사단 신병교육대대를 찾아 장병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듣고 격려했다. 직접 군복을 입고 소총사격 훈련을 체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군부대 방문은 득표를 위한 선거 전략일 뿐이다. 이에 현혹될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안 후보는 사드 배치와 관련, 국민투표 등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밝혀왔다. 물론 최근 들어 한미간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며 입장을 선회했지만 진심인지 의문이다. 문 후보는 "차기 정부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외교적 마찰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히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밝힌바 있다. 모호한 화법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다. 사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용 무기다. 지난 3월에 실시된 한국방송 국민 여론조사는 사드배치에 대해 찬성 응답이 51.8% 반대 응답이 34.7%였다. 손자병법에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이 있다.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이 걱정돼 사드배치에 부정적인 인물이 대통령이 된다면 국민들은 불안해 할 것이다.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선거전략 차원에서 군부대를 방문할 것이 아니라 사드배치를 하지 않는다면 호전적인 북한과 대치상황에서 국방을 튼튼히 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있는지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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