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이 사진은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어제 충북도와 청주시가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과 관련, 청주를 경유하는 2개 수정 노선 안을 마련해 국토교통부에 건의키로 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결정이다. 1년 전부터 충북도와 청주시는 노선문제로 날카롭게 대립해왔다. 충북도는 중부고속도로 확장을, 청주시는 서울~세종간 고속도로 노선의 청주경유를 목표로 국토교통부를 압박하는 등 갈등과 대립을 보여 왔다. 다함께 지혜와 역량을 모아 매진해도 모자랄 판에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이다. 하지만 최근 충북도와 청주시는 수정 노선 안을 확정해 중앙정부가 채택될 수 있도록 설득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뒤늦은 결정이지만 이제부터는 서울~세종간 고속도로의 수정안이 관철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서울~세종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양 도시 간 통행시간이 70분대로 짧아지면서 주말 대비 40% 이상 단축돼 세종시의 행정도시 기능이 안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수도권과 접근성이 한층 좋아진다는 점에서 그동안 수차례 지적된 행정의 비효율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과 인구 유치가 더 활발해지면서 세종시 조기정착과 외형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적인 도시인 세종시 발전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노선만 수정한다면 청주시도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수정안에도 제시됐듯이 청주시와 세종시 경계인 청주시 남이면 부용외천리를 기점으로 동막동∼강내면∼오창읍∼충남 천안시 동면∼진천군 진천읍을 거쳐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에 연결되는 1안과 세종시 연동면에서 시작해 곧바로 강내면을 거쳐 안성시 서운면으로 연결되는 2안이 채택된다면 세종시는 물론 청주권 교통인프라 개선과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된다.

하지만 세종시는 경제성 등을 이유로 국토부가 당초 제시했던 노선이 적합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수정안을 원치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기왕에 서울~세종 고속도로를 건설한다면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경부^중부고속도로의 차량을 분산시킬 수 있는 최상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충북도가 당초 서울~세종 고속도로 수정안보다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에 집중했던 것은 교통량 증가로 혼잡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중부고속도로주변에는 충북권에 6천737개 업체, 경기권에 2천747개 업체가 인접해 교통량이 폭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산업단지와 유통, 물류시설이 중부고속도로 주변에 집중된 것을 감안해 보다 면밀한 교통량 예측조사를 통해 수정안을 수용한다면 세종시와 청주시가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지난 1년간 소속된 정당과 국회의원까지 가세해 진흙탕 싸움을 전개 하는등 불필요한 소모전을 펼쳤었다. 그러나 이번에 수정안에 합의하면서 정부를 상대로 역량을 집결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충북도와 청주시의 수정안이 채택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KTX세종역 신설이 이슈화되면서 청주시와 세종시가 원만한 관계도 아니다. 하지만 서울~세종 고속도로라는 대형 건설호재를 세종시만 독점하는 것은 국가적인 낭비다. 충청권 상생발전 차원에서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해 수정안이 반드시 관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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