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칼럼] 배경환 변호사

이 사진은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 미중정상회담을 가졌다. 우리 입장에선 두 강국의 대표들이 만난다는 것 자체가 반갑고 큰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사건이었다. 작금의 한반도의 불안한 정세에 대한 분명하고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길 간절히 바랐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내 사정이 혼란스럽고 힘들다는 것은 국민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나름대로 현명하게 잘 헤쳐 나가고 있다. 그러나 북한과 중국의 태도 및 이를 보는 우방 미국의 태도를 보면 참으로 답답함을 느끼지 아니할 수 없다.

대학에 입학한 후 한 달여가 지나 이 무렵쯤이 되었을 때 교정에 벚꽃이 만개했지만 이를 즐길 겨를이 없었던 기억이 있다. 중간고사기간으로 넉넉한 마음으로 벚꽃을 즐길 시간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또 다른 하나는 북한과의 긴장이 최고조가 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최고명절 태양절(김일성이 태어난 4월 15일)이 다가오면 그 쪽 사람들은 평소보다도 더욱 거친 언사들을 쏟아 내면서 남한에 대한 갖가지 위협과 협박을 하고 무력시위를 하곤하였다. 이에 대하여 남한정부 역시 한미 연합군 훈련등을 통하여 강건한 동맹을 과시하면서 강력한 대응을 천명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필자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부터 팀스피리트 훈련이라는 한미연합훈련이 있었고, 90년대 중반을 넘으면서 이 훈련은 폐지되었으나, 키리졸부 훈련과 독수리 훈련으로 바뀌어 실시되었다. 이 무렵이 되면 으레 나오는 말이 한반도 전쟁설, 위기설등이다. 그 동안 대한민국 국민들은 북한의 잦은 도발과 위협에 너무나 많이 자주 노출되다보니 북한에서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언론에서 이를 대서특필한다고 해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올해는 느낌이 조금 다른 것 같다. 북한의 미사일 문제로 대두된 중국과의 사드갈등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원만치 못할 뿐 아니라 보수강경파인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고, 강한 미국을 부르짖고 있다. 이런 시점에 북한의 김정은은 단 한치도 양보없이 오로지 지금까지의 방식대로 틈만 나면 미사일을 쏘아 올리면서 마이웨이를 외치고 있다. 이런 시점에 트럼프와 시진핑의 정상회담은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성과없이 끝났다. 미국의 정가에서는 시진핑이 북한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직접 북한을 타격할 수 밖에 없다거나 김정은을 참수하는 작전을 개시하여야 한다는 등의 불안하고 불안한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미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국을 다녀간 지 불과 보름 만에 항로를 변경하여 다시 한반도 해상에 나타났다. 매우 이례적인 일로 그 만큼 한반도의 상황이 엄중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문제는 이런 위기감에 대하여 우리나라가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대통령이 궐위되어 있는 시점에서 누구도 책임있는 의사결정을 하기 힘든 상황이고, 더욱이 외교안보문제는 미국과의 공조내지는 동맹관계에 구속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미국의 결정에 많은 부분 양보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부터 트럼프는 북핵 제거를 위해서는 군사적 수단을 포함해 모든 옵션을 고려하겠다고 공언해 왔고,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트럼프는 직접적으로 또는 당국자등을 통하여 북한에 대한 공개적인 경고 메시지를 여러 차례 반복하였다. 트럼프로서는 대내적인 지지율하락에 대하여 국민들의 눈을 대외적으로 돌리고 싶은 많은 유혹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북한이라는 존재는 미국시민들이 눈을 돌리기에 참으로 좋은 명분이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배경환 변호사

트럼프는 실제로 미중정상회담기간인 지난 6일 시리아에 대한 전격적인 토마호크 공습을 한 바 있고,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민들에게 행동하는 대통령이란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지금까지 태양절을 전후한 시점에 있어 왔던 많은 전쟁설과 위기설 중 1994년경에 있었던 전쟁설을 제외하고는 이번 위기설은 매우 구체적이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오는 15일은 김일성 탄생 105주년이 되는 해이고, 김정은은 이전에 그랬듯이 뭔가 의미 있는 도발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맞추어 트럼프가 움직인다면 전쟁은 현실이 되는 것이다. 한반도의 봄이 참으로 위태롭다. 어떤 이유에서든 전쟁은 피해야 하지만 그것이 우리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나 참담하다. 한 번이라도 벚꽃을 만끽할 수 있는 진정한 봄이 오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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