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기자단] 엘리사벳

'작년에 보았던 홍매화가 지금쯤 피겠지?' 사진을 하고부터 좋아진게 하나 더 있다. 어느 시기에 어디가 좋은지, 또 어떤 꽃이 피는지 그 때마다 생각이 난다는 것이다. 올해는 가보지 않은 곳으로 가보려 했지만 가고 싶은 곳을 또 가는 곳을 제껴 놓을 수는 없는 법. 지난 주말 제법 먼거리를 다녀와 피곤하고 날씨가 흐렸지만 현충사의 홍매화를 다시 보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에 현충사로 향했다.

흐리기만 하던 날씨가 아산에 도착할 즈음에는 비가 내렸다. 비가 와서일까, 현충사에 사람이 많다고 들었는데 그 많던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간 듯 했다.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든다. 현충사에 도착하니 나의 바람대로 비는 그쳤고 사람은 적었다. 홍매화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걸음을 빨리하는데 주변에 다른 꽃들은 피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작년 이 맘때는 다른 꽃들도 많이 피어있었는데…. 오로지 산수유만 보일 뿐이었다. 같은 계절 같은 시기여도 모두 똑같지 않다. '자연도 그러한데 사람이라고 늘 똑같으랴'라는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친다.

비온 뒤여서 일까, 홍매화의 향기가 더욱 깊고 진하다. 작년에는 운이 좋게도 푸른 하늘을 만날 수 있어서 사진도 더 예쁘게 찍었던 기억이 있지만 흐린 하늘을 배경으로 찍어도 나름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망원으로 당겨서 더욱 풍성하게 표현하니 마치 사진에서도 향기가 나는 듯 하다.

한 그루뿐이지만 향기가 현충사에 가득하다. 그 고운 자태가 현충사에 온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비가 와서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가 금새 사람들로 붐볐다. 사람이 많아지니 집중이 안되서 멍하니 서있다 옆 쪽에 피어있는 '소박한' 산수유에게 다가가 본다. 지금쯤 의성이나 구례는 산수유를 보러 많은 사람들로 북적일텐데 이 곳에서는 붉고 향기 짙은 홍매화에게 밀려버린 산수유다. 나도 마찬가지로 산수유는 잠시 찍고 다시 홍매화에게로 향한다.

이제 바빠진다. 꽃에 취해야하고 향기에 취해야하며 사진에도 취해야한다. 그래서 가슴뛰고 모든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 "주말아 어서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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