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직지 세계화 下. 앞으로의 과제
문방사우·3D인쇄술·이러닝·이북 등 세계적 책 테마파크화
관련 전문가 육성·인재발굴 관광·산업화로 프로그램 확장
고인쇄박물관 관장 비전문직·학예실 갈등·직지협회 역할 문제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청주시의 직지 세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적한 문제는 아직 많다.

직지는 당대 최고의 창조·정보혁명의 산물 임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의 유물을 복원하는데만 급급할 뿐 이 시대에 맞는 창조혁명, 정보혁명이 무엇인지 찾는 일은 뒷전이다.

한 전문가는 "물론 직지의 위대함과 숭고함을 기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지'라는 콘텐츠를 활용한 전략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고려시대에 직지가 발간될 수 있었던 것은 시대적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청주의 특산품이었던 한지로 뛰어난 종이를 만들어 내는 한지 전문가가 있었고 붓을 만드는 기술도 뛰어났으며 책을 잘 만들 수 있는 배첩장이 있어 책을 만드는데 필요한 '문방사우'가 갖춰져 있었던 것이다.

금속활자의 복원도 중요하지만 청주시가 조성하는 직지특구에 '문방사우' 프로젝트를 접목해 한지와 출판 등에 대한 특화 시도를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와 함께 '직지' 나아가서 한글을 특화한 직지 관련 상품 개발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또 6개월마다 바뀌는 고인쇄박물관의 관장 자리가 전문직이 아니라는 것도 큰 문제점이다. 시에서 승진요인으로 잠깐씩 거쳐가는 자리로 전락해 버린 것이 지금의 현실이어서 이에 대한 조직적 진단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학예실이 이원화 돼 있는 점도 지적된다. 현재 고인쇄박물관의 학예연구실과 직지코리아팀과 사업팀이 다른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현재 직지코리아팀은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내에 파견돼 근무중이며 이와 관련한 시 사업팀은 고인쇄박물관에서 근무하고 있어 소통과 협업에 있어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리고 직지세계화를 위해 만들어진 (사)세계직지문화협회(회장 나기정 이하 직지협회)의 역할이 애매하다는 것도 문제다. 직지협회가 구성돼 있긴 하지만 현재는 그들의 활동 자체가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청주의 대표 브랜드인 '직지'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콘텐츠이다. 이제는 그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문방사우 특화, 3D 인쇄술 테마파크화, 홀로그램, 이러닝과 이북을 활용한 프로젝트로 북아트를 특화해 세계적인 책 테마파크를 조성해 많은 전문가 발굴에도 힘쓰고 그와 관련된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과거의 가치 보존은 체계화 하면서 미래지향적인 사고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융합해 다양한 콘텐츠로 관광과 산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2016년 처음 국제행사로 치러진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을 기념하는 대표 상징물로 세계적 디자이너 론 아라드가 펼쳐놓은 책의 형상을 하고 있는 '직지 파빌리온'은 현재 청주예술의전당 광장 한켠에 놓여져 있다. 장소성 보다는 행사에 집중하다보니 그곳에 놓여졌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의견을 물은 결과 진정한 홍보를 위해서라면 외지사람들이 더 많이 볼 수 있는 청주 IC나 오송역, 등 다른곳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영구보존 결정 및 장소 선정은 전문가와 시민참여 형식의 논의과정을 통해 청주시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임인호 중요무형문화재 제 101호 금속활자장은 "지자체, 중앙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탁상행정이 아닌 진심어린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며 "또 중요한 것은 청주시민부터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하고 아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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