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톡톡톡] 보은 장안면 '병무청 사회복무연수센터' 이계용 원장

보은 병무청 사회복무연수센터 전경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충북 보은 장안면 서원리 구병산 기슭에 널찍하게 자리잡은 병무청 사회복무연수센터. 이 곳은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6개 지역에서 분산되어 이루어지던 사회복무요원 교육을 하나로 통합해 사회복지, 보건의료, 교육문화, 환경안전, 행정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복무할 공익요원들의 체계적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총 예산 526억원을 투입, 3년여 간의 공사 끝에 지난해 3월 개원한 사회복무연수센터는 9만7천㎡(3만3천평) 규모에 강의실과 강당, 생활관(숙소), 체력단련실, 정보화강의실, 롤플레이실, 도서실, 의무실, 축구장, 식당, 세탁실 등 최신식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난 28일, 반가운 웃음으로 기자를 맞이한 이계용 원장은 준비, 건립, 개원, 운영까지 4년여 시간을 총괄해 온 이 곳의 산증인이다. 그런 긴 인연의 시간들을 말해주듯 항상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현장형 출동태세'를 갖추고 있는 이 원장에게서 연수원에 대한 깊은 애정과 책임감이 느껴졌다.

▶병무청 사회복무연수센터에서 하는 일과 역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면.

-사회복무요원을 그동안은 공익근무요원이라고 불렸죠. 2013년 병역법 개정에 따라 사회복무요원으로 명칭이 변경 됐습니다. 사회복무요원은 보건복지, 환경안전, 교육, 행정지원 등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성실히 복무하면서 희망의 등불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수센터에서는 '기본과정'과 '리더과정', 그리고 의식전환을 통해 관계를 회복하는 '나래과정과 소시오드라마 과정'을 통해 사회재난과 안정에 앞장 설 사회복무요원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전국 각지에 분산되어 있던 연수센터가 이 곳 보은에 둥지를 틀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연수센터가 건립되기 전에는 전국 6개 도시의 교육센터에서 분산돼 교육을 실시하였는데요, 출퇴근을 하거나 거리가 먼 지역의 교육생들은 근처 숙박업소에서 지내며 교육을 받아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출퇴근시 안전사고 문제가 내재되어 있었죠. 이에 따라 병무청에서는 훈련생들의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회복무연수센터 건립의 필요성을 느꼈고, 부지선정 과정 등 엄정한 심사를 거쳐 토지 무상임대와 주변 환경, 전국에서의 접근성 등 여러가지 여건이 맞는 보은에 둥지를 틀게 되었죠.

▶그동안의 불편함이 해소돼 교육생들이나 학부모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을 것 같은데.

-그렇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통합연수센터가 보은에 개원함에 따라 여러가지 불편이 해소됐죠. 특히 주변 환경과 시설이 좋은 곳에서 숙식하며 안전한 합숙교육이 이뤄지고 더불어 힐링도 하고 행복감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생과 부모님들에게도 반응이 좋습니다. 교육을 수료한 후 부모님과 함께 다시 연수센터를 방문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매주 900여명이 4박 5일간의 교육을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이렇게 찾아오는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연간 3만5천명에 이르는데, 원장님이 그들의 '교장 선생님'이라는 생각도 드는데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요.

-교육생이 편안해야 교육 이후 각 분야에서 사회복무 서비스를 받는 국민들이 행복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강사 선정과 교육 프로그램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 강사 선발부터 평가, 환류까지를 객관적이고 엄정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 입교하는 교육생 중 일부는 심리적 원인과 질병 등으로 합숙교육에 어려움이 있기도 합니다. 저와 전 직원은 소중한 자식을 둔 부모의 마음으로 환자발생, 주야간 점호, 위생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안전사고 예방에도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연수원을 돌아보다가 본관 3층 로비와 복도 벽면에 마련된 '독도전시관'이 눈길을 끄는데, 설치하게 된 계기와 목적은 무엇입니까.

-독도는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고유 영토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끊임없이 자신들의 영토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 곳입니다. 매년 3만 5천명의 교육생과 방문객들에게 독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독도 수호의 중요성 인식, 나라사랑 정신을 고취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설치하게 됐죠. 특히 원격 화상장치를 통해 실시간 독도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생태, 역사, 동·식물 등의 사진을 전시해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인터뷰 중에 "보은에 보은(報恩)하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보은지역과 협력하고 있는 일이 있는지요.

-보은군에서 우리 연수원에 20년간 토지 무상임대해 주었기 때문에 지역발전 상생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 자신도 보은에 온 이후 그 고마움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제 고향은 당진이지만 이젠 보은 사람이 다 된 것 같아요. 그 고마움을 갚기 위해 40여 명의 지역 주민을 채용해 일자리를 창출했고, 식당에서 사용되는 쌀, 고기, 채소 등 모든 식재료를 전량 보은지역 농특산물로 구매하고 있습니다. 특히 보은대추축제 등 지역의 대형행사에는 병무청 차원에서의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보은교육지원청과 자매결연을 맺어 지역 어린이들에게 시설 견학은 물론 독도전시관 교육활용 등을 진행하고 있어요.

▶원장님은 언제부터 병무행정과 인연을 맺으셨나요.

-저는 1978년부터 공직에 임용된 이래 대전·충남병무청, 본청 창조행정담당관실, 예산팀장, 규제개혁법무담당관을 지내고 이 곳 연수센터 개원준비단장을 거쳐 2016년 3월 초대 사회복무연수센터장으로 취임, 현재까지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때때로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운동화를 신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이 곳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준비부터 개원까지 4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제가 2015년 10월 개원준비단장으로 부임해 연수원 건설현장을 돌며 일을 보다보니 작업화를 착용해야 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고, 연수원이 아직 개원한지 1년 6개월 밖에 안되어 지금도 손발이 가야할 부분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 움직이기 편한 복장과 현장감을 발휘하기 위해 늘 운동화를 신습니다.

▶끝으로 병무행정 40년 전문가로서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선배에게는 존경을, 후배에게는 따뜻한 손길을 주는 공직사회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병무행정은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가족이라는 마음가짐과 함께 업무에 임하기를 바라며, 병역을 이행한 사람이 존경과 우대를 받는 사회분위기에도 앞장서 주기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병무행정 기획분야의 전문가인 이 원장은 업무 추진력과 대외협상능력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충남 당진 출신으로 천안고, 한국방송대학교, 한남대학교 대학원(행정학 석사)을 마쳤으며 부인과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