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한인섭 부국장겸 정치행정부장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업습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교도소 재소자들이 음란물을 공공연히 돌려보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와 교정당국이 벌집 쑤셔 놓은 듯 난리가 났다.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필요한 일을 대행하는 '수발업체'들이 성인물과 음란동영상을 제공한다는 것 이었다. '교도소에 넘쳐나는 포르노 동영상… 아동·폭력물까지'라는 자극적 제목과 함께 학사고시반 등 학습용으로 소수의 수용자들에게 허가된 전자사전을 이용해 음란물을 즐긴다는 게 주요내용 이었다. 교정당국은 "사실과 다르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수용자들은 외부에서 반입된 전산용 저장매체를 사용할 수 없도록 물리적인 조치(포트 봉인·잠금장치 설치 등)를 취했고, 제한된 공간에서만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밝혔다. 그러나 제보에 기초해 보도된 내용을 보면 재소자가 성인만화 목록까지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수발업체가 분리 수용된 공범들을 구치소 안에서 만날 수 있도록 주선까지 한다는 구체적 내용을 보면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음란물을 USB에 담아 수용자들에게 건네면 '수발업체'는 건당 20만원~30만원 씩을 챙긴다고 한다. 지난 22일 열린 국회 예결위에 출석한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성인물을 제대로 막기 어렵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외부와 철저하게 차단된 공간이지만, 교도소 역시 사람사는 곳이라 이런 류의 일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수용자 체육대회와 교화공연 과정에서 스트립쇼를 제때 제지하지 못한 교도소장이 해임돼 법정싸움을 한 일이 있었다. 2013년 9월 경기도의 한 교도소장은 '수용자 체육대회 및 교화공연' 중 성행위를 연상케하는 여성 단원의 '퇴폐 쇼'를 중단시키지 않아 해임됐다. 하나, 둘 옷을 벗는 행위와 동시에 사회자는 교도소장 동의를 구했다. "사상 초유의 쇼가 기다리고 있어요, 이왕 위문공연 하는 거 싹 벗깁시다"라고 말이다. 그는 손을 들고, 고개를 끄덕이는 제스처로 허락을 했다. 재소자들 앞에서 벌어진 퇴폐행위는 약 7분간 지속됐다. 교도소장은 해임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재판부는 법무부의 손을 들어줬다.

한인섭 부국장겸 정치행정부장

십수년전 해외토픽 란에는 재소자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러시아 교도소 담장 밖 스트립쇼가 소개됐다. 재소자들이 고무줄 총을 이용해 담장 밖으로 돈을 쏘면 스트립걸들은 금액에 해당하는 시간만큼 쇼를 제공했다. 교도소와 가까이 마주보는 건물에서 행해졌던 '기발한 쇼'는 제법 쏠쏠한 수익을 챙겼다고 한다.

국내 유일의 여자교도소는 이미 청주 산남동 고층 아파트와 맞닿아 있다. 청주교도소는 상가가 코 앞까지 진출한지 오래됐다. 그래서 선거 때마다 교도소 이전은 후보자들의 단골 공약으로 등장하곤 한다. 러시아 교도소에서 벌어진 '스트립쇼'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질 상황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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