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나이트(천일야화)는 이솝 이야기와 더불어 세계각국의 어린이들에게 가장 많이 읽히는 동화이다. 6세기경, 페르시아를 통치하던 사산왕조의 샤프리 왕은 아내에게 배신을 당하자 세상의 모든 여성들을 증오한다.
 왕은 왕비를 맞은후 다음날 아침이면 죽여 버린다. 이에 어느 대신의 딸 셰헤라자데는 매일 밤 왕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는데 그것이 1천일을 계속하게 된다. 왕은 이야기를 듣는 재미에 왕비를 죽이지 않고 해로하게 된다.
 이 속에는 ''신밧드의 모험''을 비롯하여 ''알라딘의 요술램프''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등 신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옵니버스 스타일로 이어진다.
 이야기가 수집된 곳은 바그다드가 가장 많고 지금 연합군이 함락한 바스라 지역도 있다. 인근의 다마스커스나 중국, 인도, 이베리아 반도까지 이야기의 무대가 확대된다.
 이 이야기중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단연 ''알라딘의 요술램프''를 꼽게 된다. 길거리를 헤메던 알라딘과 쟈스민 공주와의 사랑, 자파의 계략으로 동굴에 갇힌 알라딘, 그러나 알라딘은 램프의 요정 지니의 도움으로 세가지 소원을 이루게 된다.
 알리 왕자가 되어 입성하는 알라딘, 그러나 알라딘은 세번째 소원으로 지니를 해방시킨다. 이에 감동한 술탄은 알라딘과 쟈스민의 결혼을 허락하고 둘은 마법의 양탄자를 타며 밤하늘을 날아간다.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우정을 심어주는 이 이야기는 수도없이 영화, 연극, 뮤지컬로 각색되어 세계 수많은 어린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서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아랍권의 이야기로 8세기경 아랍어로 제일 먼저 번역되었으나 18세기경에는 프랑스어와 영어로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프랑스어로 번역될 당시 원전에 없는 ''알라딘의 요술램프''가 삽입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영국인 R·F 버턴은 이를 영어로 완역하였는데 오늘날에는 대개 그 번역본이 많이 읽힌다.
 ''알라딘의 요술램프''는 미국 디즈니 만화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아랍권의 동화가 가장 미국적인 만화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알라딘의 모험과 용기, 다이내믹한 미국식 음악, 근육질의 남자와 미녀의 등장은 아무래도 헐리우드적인 냄새를 물씬 풍긴다.
 이처럼 미국의 문화속에는 아랍권의 문화도 스며있는데 국제사회의 현실은 그와는 딴판이다. 마법의 양탄자가 날던 바그다드 하늘엔 크루즈 미사일과 스커드 미사일이 교차하고, 알라딘과 지니는 협력관계가 아니라 원수관계로 스토리가 바뀌고 있다.
 쟈스민 공주와 알라딘이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허니 문을 떠나는 이야기는 동화로만 그치는 것일까.
 결혼 사흘만에 이혼하고 제 몫을 챙기는 현대사회의 각박한 모습이 어쩐지 이라크전과 자꾸만 오버랩된다. 전쟁을 계속하다가 ''알라딘의 요술램프''마저 깨질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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