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핵심 바이오의약, 오송에서 길을 찾다]
7. [신규 개발자를 찾아라] ②진천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등학교
세포·미생물 배양 등 바이오제약 전문과정 배워
"특성화고 진학 위해 과학·영어 관심도 중요해"

국내 유일 바이오 관련 특성화고인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등학교는 바이오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에 재학중인 조유연(3년) 양과 유진(2년) 양이 실습용 기구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중부매일 이규영·신동빈 기자] 충북 진천에 위치한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는 지난 2012년 제2의 개교로 국내 유일 바이오 관련 마이스터고로서의 시작을 알렸다. 국내 최고 수준의 실습장비와 함께 심도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이 고교는 바이오 분야 '영마이스터(젊은 명장)'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불어 본교에서는 전문교육만큼이나 인성교육에 열정을 쏟는다. 취업만이 목표가 아닌 인간 삶의 질적 행복을 위한 인성이 뒷받침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학생들은 어떤 점을 배우고 있을까. 본교에서 만난 조유연(3년), 유진(2년)양에게 그들의 학교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는 전국 유일 바이오 관련 특성화 고교다. 어떤 계기로 입학을 결정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 조유연(3년, 이하 조) : "중학교 때부터 생명 쪽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사람의 생명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건강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 때문에요. 또 하얀색 실험가운을 입은 모습도 멋지다고 느꼈어요"

▶ 유진(2년, 이하 유) : "친척중 한 명이 진천사람인데, 그 분이 이런 학교가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어차피 심한 취업난, 대졸이라도 갈 곳이 없는데 차라리 전문직부터 시작하는게 어떠냐는 어머니의 추천이 있었어요. 저도 바이오라는 분야에 대해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봉사'의 한 종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입학을 결정하게 됐어요"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등학교에서는 실제로 연구한 동·식물 원료 샘플들을 중심으로 의약품의 제형을 만드는 실습을 진행한다.

- 일반고교와 배우는 과목이 다른데 어렵진 않은가.

▶ 조 : "1학년 때 입학했을 땐 바이오 기초를 배우게 되는데, 너무 어려웠어요 바이오제약 관련 단어들이 외국에서 들어오다보니 교과서는 온통 외국어 투성이였고요. 그래도 계속 반복해 공부하니까 지금에와선 한국어 해석보다 원래 단어가 더 쉬워요. 일반 고교에서보다 전문적인 능력은 더 늘어난 느낌이예요."

▶ 유 : "2학년 과정에서는 전통적으로 제약을 하는데 필요한 과정을 전체적으로 배우고 있어요. 법률도 그렇고 세포배양, 미생물 배양 등. 어렵기도 하지만 재미있어요. 또 올해부턴 직업소양 교육을 듣게됐는데 취업에 관련해 면접, 자기소개서 첨삭 등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아요."

- 앞으로의 진로는.

▶ 조 : "저는 취업연계기관인 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 합격한 상태예요. 인천 송도 쪽으로 지원을 했는데 이 쪽에서 독성실험 등을 하고 싶어요. 앞으로 회사를 다니다가 전문지식이 필요하면 다시 공부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유 : "저는 셀트리온으로 가고 싶어요. 과목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게 세포배양인데 셀트리온이 그런 쪽으로 가장 크게 발달해있는 것 같아서요. 지금 당장은 방학이 되면 학교에서 열릴 토익사관학교를 준비해 영어실력을 더 키우려고요."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등학교는 최첨단의 실습장비를 구비해 실제 바이오제약 연구현장과 유사한 수준의 실습을 진행한다.

-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 조 : "바이오분야에선 과학과 영어에 관심이 많은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 점에 중심을 뒀으면 좋겠고, 또 학교에 들어와서는 다양한 체험을 즐기라고 하고싶어요. 고등학생은 많은 걸 즐길 수 있는 나이잖아요. 학교 동아리 활동같은걸 많이 해두면 즐거운 학교생활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 유 : "마이스터고라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열심히 할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들어오면 후회는 하지 않을거예요. 자기가 만든 기술로 대회도 출전할 수 있고 풍족한 학창생활을 보낼 수 있을거예요."



꿈을 현실로…능력인증제 시행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 고종현 교장

프로젝트로 수업진행…문제해결 능력에 주력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는 바이오식품 및 건강기능식품의 제조공정 등을 관리하는 바이오식품과와 바이오의약품 공정개발·제조관리 등을 배우는 바이오제약과로 나뉜다. 학교는 각 과별로 프로젝트 중심의 수업을 진행해 바이오 영 마이스터로의 육성을 지원한다. 더불어 GC, PCR 등 최고 수준의 기기를 교내에 배치, 보다 전문적인 수준에서의 교육을 진행한다. 또 인성교육에 중점을 둬 문제해결능력, 공감, 협력, 상황대처능력 등을 키우기 위해 주력하기도 한다.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에서는 선생님도 학생만큼 공부한다. 이 학교 교사진은 한국폴리텍대 바이오캠퍼스로 6개월간 파견연수를 거쳐야 한다. 고종현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 교장은 "파견연수 이외에도 방학 때 학교에 나와 전문교과에 대한 공부를 하곤 한다"며 "이러한 교사진의 노력이 6년간 이어지고 있어 모두가 바이오분야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수한 교육능력에 힘입어 본교는 셀트리온, 제넥신 등 약 71개의 국내 유수의 기업들과 MOU를 체결해 취업약정기업을 설정했다. 실제 취업률은 올해 기준 94.5%를 기록했다.

'현장능력' 강조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는 '능력인증제'를 시행한다. 능력인증제란 본교 내 성적 최저기준을 마련한 뒤 실습성적 등에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에게 학교장 추천 가산점을 주는 것이다. 학교장이 인증하는 인재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고종현 교장은 "일반 고교에서 학생의 학업능력을 증명하는 생활기록부 작성은 특성화고에서의 자료로 적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과목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이곳에서는 실험 관련 실습교육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런 점을 좀 더 부각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 기업은 이러한 능력인증제를 수용해 비록 학생들의 성적이 약간 낮더라도 현장에 적합한 인재라는 점을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또 학생들은 개인의 실험내용 등을 담은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자기평가를 진행하기도 한다.

진학 대신 '전문성'을 목표로

고종현 교장은 "바이오산업은 국내에서 20% 내외로 꾸준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며 "현재 수요인력이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에서도 인력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인력이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에서 전문교육과정을 거치면 대학 진학 없이도 바로 중간관리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 교장은 "바이오분야는 개발된지 얼마 되지 않아 인력 수급 등에 관련해 정리된 데이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충북도 또한 바이오산업을 전략사업으로 꼽고 있지만 고교에 대한 수준, 영역별 로드맵은 없다"며 "현재 산업은 충북도에서, 교육은 충북교육청에서 실시하는 등 이원화가 되있어 향후 관련된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획취재팀 (팀장 이규영, 신동빈)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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