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농업의 블루오션 곤충산업] ⑧ 옥천군농업기술센터
옥천, 유통·소비 시스템 등 취약…곤충산업 발전계획 3단계 수립
농기센터 농업인대학 교육 개설…전문인력 양성·판로개척에 주력

차민주 옥천 굼벵이 농장대표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충북 옥천이 곤충산업 전문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곤충산업전문인력양성기관으로 지정된 데 이어 곤충산업 창업 준비를 위한 사육기술과 마케팅 교육을 진행하는 등 곤충산업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옥천군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준비중이어서 조례가 통과되면 곤충산업 육성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옥천 곤충산업 육성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옥천군농업기술센터(센터장 전귀철)를 찾았다. / 편집자

#옥천지역 곤충산업 현황

금강과 대청호의 맑은 수계를 자랑하는 옥천은 영동에 이어 충북에서 곤충사육농가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충북 전체 124농가 가운데 옥천(16), 보은(3), 영동(48)에만 54%에 달하는 67농가가 자리하고 있다.

옥천 군북면에 10농가가 밀집해 있고, 군서면에 2농가, 동이면에 2농가, 옥천읍 문정리와 옥천읍 수북리에 각각 1농가가 있다. 장수풍뎅이 사육농가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넓적사슴벌레와 왕사슴벌레, 흰점박이꽃무지, 꼬리명주, 호랑나비와 네발나비를 사육하고 있다. 용도는 애완용과 식용이 대부분이다.

옥천군농업기술센터 전귀철 소장은 "곤충산업은 천적, 화문매개 및 학습, 애완용, 미래 식품소재 등 개발가치가 매우 높다"며 "옥천은 대청호의 청정 환경에 힘입어 곤충산업을 친환경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매다만 사육기반, 곤충산업의 생산과 유통, 소비 시스템이 취약해 전문 인력 육성, 설비 구축, 판로 개척 등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귀철 소장은 "곤충산업은 창업비용이 비교적 저렴해 귀농인과 소규모농가의 접근이 유리하다"고 말하면서도 "전문지식이 부족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래식량으로서 '작은 가축'이라 불리는 곤충은 무궁무진한 산업화 가능성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옥천군농업기술센터가 농업인대학에 '산업곤충' 과정을 개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교육생만 94명이 몰린 산업곤충 과정은 연간 25회, 총 100시간의 교육을 밀도 있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충청북도 남부출장소에서 주관해 '남부 3군 곤충산업 정책전문가 초청 강연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어 5월에는 '충북도 곤충산업 활성화 방안 정책토론회'가 옥천에서 열렸다.

전귀철 소장은 옥천군농업기술센터가 충북 남부권의 곤충산업발전 선도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옥천지역 대부분의 곤충사육 농가는 영세농입니다. 군북면 일대에 집중되어 식용(약용)곤충을 주로 사육하고 있지만 아쉬움이 많습니다. 앞으로 전문기관 및 단체와 연계해 곤충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입니다."

#곤충생태관과 거점 가공센터

전귀철 옥천군농업기술센터장

옥천은 곤충산업 육성을 위해 모두 3단계의 발전 계획을 수립했다. 1단계는 곤충 생산기반 육성으로 곤충사육농가 간담회와 협의체를 구성해 충청북도 종합계획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로는 가공 판매와 홍보마케팅 기능을 강화한 곤충거점 가공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전귀철 소장은 "옥천푸드 거점가공센터와 연계해 식용곤충 가공 및 유통 기계설비를 보완 설치하거나 곤충복합 거점 가공센터를 신규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옥천군농업기술센터 내에 자체 판매장과 옥천로컬푸드 직매장을 활용한 상품 판매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또한 곤충산업의 가장 큰 과제로 지적되는 판로 개척을 위해 라디오, TV, 축제 활용 등 다각적인 홍보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3단계는 체험과 관광 기능을 갖춘 곤충 체험학습장 및 곤충생태관을 건립하는 것이다. 청성면의 '한두레권역', 군북면의 '향수뜰 및 환산약초나들이 권역', 옥천묘목공원, 안내면 장계관광지 등과 연계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고흥센터 견학 모습

1차산업에 해당하는 생산에 2차산업인 가공, 3차산업인 체험을 결합해 궁극적으로는 곤충사육농가의 6찬업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곤충을 이용한 식용과 약용, 화분매개, 환경정화, 치유농업 등 옥천지역 곤충사육농가들은 옥천군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6차산업화를 추진하게 된다.

농촌진흥청 주관 '곤충산업전문인력양성기관' 선정은 전문인력 양성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를 기반으로 옥천군농업기술센터는 내년부터 교육 사업비 2천만원(국비 50%, 군비 50%)을 확보, 곤충산업 아카데미를 진행하게 된다.

곤충사육기술 보급, 우수농가 벤치마킹, 곤충해설사 자격 취득 등 전문적인 교육 진행이 기대된다. 충북에서는 지난 2015년 청주시농업기술센터가 곤충산업전문인력양성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옥천이 두번째다. 2012년부터 시작된 곤충산업전문인력양성기관선정은 첫해 경기도농업기술원과 경북 예천 곤충연구소를 비롯해 올해까지 모두 13개기관을 지정했다.

곤충산업 육성을 위한 옥천지역의 지원 계획은 치밀하고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농가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육시설 지원, 우수 곤충(유충) 생산을 위한 종충 구입비 지원, 곤충질병 방제 강화 등의 내용이 그렇다. 옥천농기센터는 버섯배지를 활용한 순환농업에도 곤충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옥천군 청성면과 청산면 송고버섯 재배단지에서 사용이 끝난 버섯배지를 곤충먹이로 재활용할 계획입니다. 폐 버섯배지를 발효제와 혼합해 활용하도록 버섯재배 농가와 연계하고 버섯재배단지 인근에 곤충사육장을 조성하도록 장려할 계획입니다."

옥천의 곤충산업 육성계획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사업은 곤충거점 가공센터 조성이다. 곤충 가공과 유통설비를 갖춰 곤충상품 판매장을 조성하겠다는 것으로, 체계적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량생산을 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판로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전귀철 소장은 "곤충산업이 블루오션이라고 말하지만 먹을거리가 풍족한 현대인들에게는 쉽게 와 닿지 않는 이야기"라며 "먼 미래를 내다보고, 곤충산업의 친환경성을 강조하면서 차근차근 곤충산업을 육성하고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기획취재팀 (팀장 김정미, 이지효)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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