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자동차 보급으로 '청정세상'을 꿈꾸다]
3. 전기차 타고 '1박2일' 충북을 달리다
12시간 동안 총 507㎞ 주행…일부지역 충전소 이정표 無 접근성 떨어져
카드인식 안되는 곳도…조명설치 안돼 차종별 커넥터 구별 어려움도 있어

영동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충전중인 전기자동차

[중부매일 이민우·김용수·송휘헌·연현철 기자] 중부매일 기획취재팀은 지난 15~16일 1박2일간 전기차를 직접 운행해 충북도 내 마련된 충전소 실태 및 대중화 활용 방안에 해답을 찾기 위해 나섰다. 전기차의 기능과 도내 충전시설 인프라의 올바른 확인을 위해 현대차 '아이오닉'을 운전했으며, 차량 운행모드는 'ECO'(에코)로 설정했다.국도 및 고속도로의 규정 속도를 준수했고 목적지는 각 시·군에 마련된 전기차 충전시설중 '급속충전소'(급속 충전시 30분 소요)를 중점으로 방문했다.

충북 전기차 인프라 아직 '걸음마'

취재팀은 이틀간 시·군을 돌며 차량주행 12시간 동안 총 507km를 달렸다.

코스는 옥천군, 영동군, 보은군, 청주시, 괴산군, 충주시, 제천시, 단양군, 음성군, 진천군 순으로 진행했다. 충전소는 환경부에서 제공하는 '전기차 충전소 찾기(http://www.ev.or.kr)'를 이용했으며, 사이트에 공개된 충북은 총 56곳이 있다.

옥천읍 행정복지센터, 충주시청, 제천시청 등에는 입구에 충전소 이정표가 마련돼 있었고 영동읍 행정복지센터는 입구 바로 앞에 충전소가 있어 접근이 용이했다.

반면 현재 시범 운영 중인 보은군청 앞 스포츠사업단 대형주차장에 마련된 충전시설은 주변에 이정표가 없을 뿐더러 주차장 구석에 위치해 네비게이션을 통한 검색에서도 위치가 정확히 특정되지 않는 등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와 비슷하게 단양군 관광안내소 충전소는 주차장 구석에 설치돼 대형관광버스들로 주차장을 메울 경우 이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제 멋대로 관리되는 충전시설

충주 산척면사무소에 마련된 전기차 충전소 및 이정표 주변으로 거미줄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

특히 일부 전기차 충전소는 시설 관리와 유지에 매우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무작위로 방문한 시·군에 마련된 충전소 10곳 중 시범운영중인 보은군청 앞 스포츠사업단 대형주차장, 괴산국민체육센터, 충주 산척면사무소, 생거진천전통시장 등 4곳에는 주변 바닥으로 담배꽁초나 시설에 거미줄이 그대로 방치돼 있는 등 유지·관리에 헛점을 보였다.

또 괴산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급속충전소는 카드 리더기가 회원카드를 인식하지 못하는 오류도 발생했다.

충전소는 야간에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지난 15일 오후 8시 방문한 충주시청 전기차 충전소는 주변을 밝히는 불빛이 없어 차량과 충전기를 연결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근처 5m가량 떨어진 곳에 가로등이 한 대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반면 같은 날 오후 9시에 방문한 제천시청의 경우 충전기 보관함 내부에 파란조명이 갖춰져 있어 차종별 커넥터의 구분이 용이했다. 또한 청사에서 밝히는 LED조명이 주변을 밝혀 이용객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운행 전 전기차 지식 필요

현대차 아이오닉은 DC 차데모를 통해 급속충전이 가능하다

전기차는 전기모터로 동력을 얻어 작동되는 자동차이다. 때문에 가볍게 엑셀을 밟아도 일반차량과 달리 빠르게 속도가 올라 운행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저속에서는 소리가 거의 나지 않아 보행자 안전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

전기차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인 회생제동장치는 차량의 엑셀 패달에서 발을 떼거나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을 때 작동된다. 이는 앞 바퀴의 제동기능으로 운동에너지가 브레이크 시스템을 통해 전기에너지로 변환돼 배터리가 충전되는 방식이다. 회생제동장치는 0단계부터 3단계까지 총 4단계로 이뤄졌으며 단계별로 제동 및 충전 효과가 커진다. 하지만 설정 단계가 높을 수록 감속이 급격히 발생해 뒤따라오는 차량과의 사고 우려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가 요구된다.

현대차 아이오닉의 차량 보닛 내부

또한 전기차는 에어컨과 히터 등을 사용할 때 주행거리에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현대차 아이오닉은 에어컨 온도를 3℃씩 높일 때와 바람세기를 1단계씩 올릴 때 각각 주행가능거리가 2km씩 줄었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로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에는 충전소가 마련된 휴게소 정보 숙지와 충분한 배터리 여분이 필요하다.

특히 전기차는 100km/h이상의 고속주행에서 배터리 소모에 급격한 차이를 보였다. 전기차의 주행가능거리가 목적지와의 거리보다 약 20~30km 더 여유를 보였지만 고속도로를 이용했을 때 연비가 심하게 감소했다. 결국 목적지까지의 거리보다 이동가능거리가 부족해지면서 인근 충전소로 경로를 변경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단양에서 음성으로 향하던 고속도로에서 배터리 부족이 발생해 충주 산척면사무소에서 일정에 없던 충전을 했다. 운전자가 시속 70km/h으로 2시간 가량 주행할 경우 다시 배터리를 충전해야하기 때문에 고속 및 장거리 주행에 세부적인 계획이 요구된다. /기획취재팀(팀장 이민우·김용수·송휘헌·연현철)

#괴산국민체육센터 전기차 충전소 카드리더기 오류

#충주시청 내 전기차 충전소 야간 이용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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