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핵심 바이오 의약, 오송에서 길을 찾다]
11. 인터뷰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 성공의 주역 한범덕 전 청주시장

한범덕 전 청주시장 / 신동빈

[중부매일 이규영·신동빈 기자] 충북이 '바이오 메카'의 서막을 올리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지난 2002년 개최된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의 영향이 크다고 말한다. 실제 바이오엑스포가 열린 이후 10년간 충북도의 바이오산업은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바이오 의약, 오송에서 길을 찾다' 기획의 마지막 시리즈로 바이오엑스포 성공의 주역 한범덕 전 청주시장을 만났다. / 편집자

"바이오라는 이름은 우리나라에서는 무척 생소하고 넓게 퍼져있는 개념이었습니다. 과학기술 측면에서 볼 땐 생명공학, 복지 측면에서 볼 땐 생명의학. 이 모든 개념을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지난 2002년 충북에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이하 바이오엑스포)를 유치에 큰 기여를 하며 바이오라는 개념을 전 시민에게 널리 알린 한범덕 전 청주시장의 말이다.

한 전 시장은 지난 2001년 당시 이원종 충북도지사의 부름을 받고 충북으로 내려와 바이오엑스포의 사무총장을 맡았다. 바이오에 무지했던 한 전 시장은 장소에서부터 예산, 명칭까지 모든 부분을 백지에서 시작해야만 했다. 그렇기에 사무총장이라는 자리에 앉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서점'에 달려가 책을 사 읽는 것이었다.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 내 전시관 / 중부매일 DB

마침 이 시기 2001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와 함께 국내에서도 바이오 훈풍이 불었다. 근 10년에 걸친 연구에서 유전자 치료에 대한 해답이 나왔다. 이와 함께 바이오 기술에도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한 전 시장은 이러한 사실이 바이오엑스포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가 엑스포 전시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바이오에 대한 이해'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나 이야기가 오고가던 생소한 바이오라는 개념을 시민에게 이해시켜야 했다. 그는 엑스포 내 전시관 수준을 '중학생'에 맞췄다. 한 전 시장은 "우리 교육과정에선 생물이라는 과목을 중학교에서부터 배운다"며 "그렇기에 중학생 수준에서 전시관을 만들면 훨씬 이해가 쉽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체험·전시 형태의 엑스포를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참여도 활발했다. 당시 국제 학술대회 개최를 통해 바이오 관련 세계적 권위자들이 충북을 찾았고 온 국민이 바이오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국내 바이오 기업과 연구소들도 엑스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오기 시작했다.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 상징 조형물 / 중부매일 DB

축제는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당초 계획한 목표 30만명을 초과, 80만명을 넘나드는 관람객을 이끈 것이다. 이와 함께 충북 오송을 바이오 메카로서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

앞으로 오송 바이오산업의 발전에 대해 한 전 시장은 "미국 메사추세츠, 캘리포니아, 메릴랜드 등 바이오 관련해 큰 성장을 이룬 도시들은 모두 오송과 같이 국책기관이 도시 내에 몰려있었다"며 "또 오송은 KTX오송역, 세종시와의 근접거리 등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를 선점하고 있어 앞으로도 미래가 유망한 도시"라고 말했다.

이어 발전하게 될 오송에 대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 사회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류가 문화생활을 가지고 오면서 농업인구가 줄어들게 됐다"며 "이젠 바이오 관련 연구분야도 단기적 프로젝트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정규직 행태가 아닌 연구만을 위한 연구를 시행하는 비정규직이 늘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현재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인력수급 문제에 대해 "과거 내가 대전에서 일할 당시엔 대덕연구단지도 부족한 인력을 가지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덕연구단지는 학교, 문화시설 등이 충분히 갖춰진 이후 안정적인 인력을 형성했다"며 "오송 바이오 단지 또한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데 이런 점도 염두에 두고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전 시장은 마지막으로 오송 바이오밸리에 대해 'Living longer, Living better(보다 오랜 삶, 더 나은 삶)'라는 문장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의 메카 충북을 만들기 위해 우선 도민들부터 삶의 질이 나아져야 한다"며 "오래 살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바이오에 대한 발전이 끊이질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 / 기획취재팀(팀장 이규영·신동빈)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