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예 도약 충북 산업화 과제는] 7. 국가 정책 반영 결실 맺은 충북 무예

세계무술축제가 열리면 무술경연과 공연 등이 열리는 무술공원 메인 스테이지.

[중부매일 한인섭 기자] 충북도와 충주시, 한국 무예계가 지난 20여년동안 공을 들인 무예진흥 노력이 법적 시스템과 국가정책 확보라는 구체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 활성화와 함께 국립무예진흥원 설립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 전통무예를 활성화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이 조성됐다.

충북도와 세계무예위원회(WMC)는 그동안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 지원과 국립무예진흥원 설립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위해 정부와 정치권에 꾸준히 건의했다. 이에 따라 국회 이종배 의원(한국당·충주)는 '전통무예진흥법' 두차례에 걸쳐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먼저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 설립 근거를 마련했다. 이 의원은 전통무예진흥법 개정안에 국제무예센터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국고에서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또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국제무예센터 업무 수행에 필요한 국유재산이나 공유재산을 무상으로 사용·수익하게 할 수 있다'는 내용도 반영했다. 이 의원이 지난해 11월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는 정부 지원을 통해 활성화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해 12월 충주시청 본관 5층에 사무실을 마련한 후 개관한 센터는 지속적인 전통무예 발전과 소멸하는 세계 각국의 전통무예 보존·전파 등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센터는 탄금대와 인접한 충주시 남한강로 세계무술공원에 내년까지 건립될 예정이다. 센터는 15만 2천㎡ 용지에 지하1층, 지상 3층, 건축연면적 5천400㎡ 규모로 추진 된다.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 / 뉴시스

이 의원은 이와 별개로 국립무예진흥원 설립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 '전통무예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도 대표발의 했다.

이 의원은 법안에 '국립무예진흥원 설립 및 운영'에 대한 내용을 신설했다. 이 의원은 설립 근거를 마련하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필요한 재원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는 내용을 추가했다.

충북도와 세계무예위원회는 60여종의 무예 종목과 200여 단체, 300여만명의 무예인들이 활동을 하고있는만큼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을 통해 '무예강국'으로 도약하고, 산업화를 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국립무예진흥원 건립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일본은 무도관, 중국은 무술운동관리센터, 대만은 중화국술협회 등 무예진흥을 위한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기원과 태권도원 등 특정종목 진흥을 위한 기관만 설립돼 있고, 지원도 특정종목에 치우친 상황이다. 이 의원은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공감,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종배 의원은 "다른 나라에 비해 전통무예에 대한 지원이 미흡하다"며 "전통무예 진흥이 구심점이 될 수 있는 기관인 국립무예진흥원 설립을 위한 근거조항을 명시, 전통무예의 세계화와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법안이 통과되면 충북에 국립무예진흥원이 설립될 가능성이 높다.

전통무예진흥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 지원을 통한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가 활성화 될 전망이다. 사진은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가 들어설 충주 탄금대와 인접한 세계무술공원 전경.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와 국립무예진흥원이 충북에 자리를 잡는다면 도시마케팅 효과와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각종 대회는 물론 컨퍼런스, 회의 등을 유치하면 세계 무예인들이 충북을 찾게 마련이다. 이럴 경우 지역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관광 등 다양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인구 12만 5천명의 스위스 로잔이 낯설지 않은 도시가 된 것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행사와 각종 스포츠 분야 기관에 체육인들과 관광객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로잔에는 IOC 본부와 올림픽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최근에는 두 기구 건물 사이에 국제스포츠연맹의 집이 들어섰다. 국제스포츠의 집에는 IOC 본부와 국제스포츠 연맹 사무국이 있다. IOC 마케팅 회사와 재정·운영부, 의료과학부, 국제협력개발부서, 국제스포츠신문협회, 하계올림픽종목협회도 입주했다. 복싱, 배드민턴, 카누, 궁도, 펜싱 등 종목별 국제연맹 사무국도 입주해 명실상부한 국제 스포츠 협력 업무를 수행한다.

전문가들은 상주하는 국제스포츠 기구들이 스위스에 10억7천만 CHF(스위스 프랑·약 1조2천억원)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유발한다고 분석 한다. 20여개의 국제스포츠연맹이 본부를 두고 있는 보 주와 IOC 본부가 있는 로잔시에는 각각 5억5천만 CHF(약 561억원)와 5천만 CHF(약 255억원)를 창출한다는 분석도 있다.

프랑스 파리는 유네스코 관련 국제기구들이 들어서 연간 7천5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 명소가 됐다.

1945년 종전과 함께 전승국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5개국이 중심돼 만든 UN이 교육, 과학, 문화를 담당하는 유네스코라는 국제기구를 신설해 파리에 본부를 둬 국제교류 중심도시로 자리잡은 게 가장 큰 배경이다.

유네스코에는 비정규직을 포함해 3천여명이 근무하고, 192개 회원국이 각종 국제회의를 위해 방문한다. 에펠탑과 같은 관광명물과 함께 국제기구는 파리를 또 다른 세계적 명소로 만든 것이다.

충북 역시 1983년 택견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후 택견무형문화전수관 건립, 전국택견대회 개최, 충주무술축제, 세계무술축제 등 국제적 무예 행사가 자리를 잡았다. 2002년 설립된 세계무술연맹은 유네스코 업무관계 NGO 단체로 인정됐다. 2010년에는 유네스코 자문기구 NGO로 발전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2011년 택견이 무예부문에서는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특히 국제무예센터 설립(2015년)과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개최(2016년), WMC(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컨벤션과 세계키즈무예마스터십, 진천 세계청소년무예마스터십 행사를 잇따라 개최해 충북은 무예의 중심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토대를 마련했다.

허건식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 기획조정팀장은 "국내에서도 스포츠와 스포츠 이벤트를 도시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채택해 스포츠 도시를 꿈꾸는 지자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며 "충북은 국제무예기구 본부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타 도시보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만큼 무예를 융합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성장 동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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