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리포트] 6차산업 유럽 선진지 탐방 - 1.네덜란드 클라라 마리아 농장

클라라마리아농장 이정표.
충북대 농업경제학과학생들러 이뤄진 유럽 취재진이 치즈 가공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네덜란드에 위치한 클라라 마리아 농장(CLARA MARIA CHEESE & CLOG FARM)은 160년의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교육농장이다. 1차 축산업, 2차 가공, 3차 판매, 가이드 투어 및 체험활동을 통해 6차 산업을 실현하고 있다. 주로 3차인 판매와 가이드 투어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다양한 체험의 매력

클라라 마리아 농장은 어머니인 클라라와 딸인 마리아가 함께 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해 지금까지도 가족 공동 경영을 하고 있다. 이들 모녀는 닭과 110여 마리의 젖소를 키우고, 20가지의 치즈를 만든다. 크기별로 다양하게 만들어 생산하는 치즈의 양은 하루 200여개 정도다. 우리는 클라라 마리아 농장을 가기에 앞서 잔세스칸스 풍차마을도 들렀다.

두 곳의 차이점이라면 잔세스칸스의 볼거리가 더 많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한국인 관광객, 외국인 관광객이 많았다. 클라라 마리아는 규모는 작았지만 더 알차게 6차산업을 하고 있었다.

함께 해외 선진지 탐방에 나섰던 친구 현정이가 포퓰러 나무로 만든 나막신을 보고 있다.

취재진이 농장 안으로 들어갔을 때 인상 좋은 대표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줬다. 네덜란드의 다양한 전통을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 첫 번째 체험은 나막신 만들기였다. 나막신은 농장 주변의 포퓰러 나무를 재료로 사용했다. 하루에 여러 크기의 나막신을 100여개 만든다고 했다.

네덜란드 나막신은 해수면과 지면의 높이가 동일하고 지반이 약해 습기로부터 발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주위에서 가장 흔하게 구할 수 있는 포퓰러 나무를 재료로 나막신을 만드는데 우리나라의 나막신과 달리 앞이 뾰족한 모습이고 오동나무와 버드나무로 만드는 우리나라 나막신과는 재료 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클라라 마리아 농장에서 만드는 치즈.

두번째 체험은 치즈 만들기. 클라라 마리아 농장은 치즈를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치즈 표면에 파라핀을 녹여 일일이 발라줬다. 대단한 정성이었다. 치즈공장을 둘러본 뒤 우리는 가족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바로 옆 가게로 갔다.

가게에서 제공하는 시식용 치즈는 다양했다. 오리지널, 갈릭, 칠리 등 다양한 맛의 치즈를 직접 개발해 판매하고 있었다. 넓은 매장에는 치즈 이외에도 다양한 기념품들이 풍성했다.


#가족농이 많은 네덜란드

관광객을 위한 시식용 치즈.

독특했던 점은 가족 공동 경영 농장이라는 것이다. 인터뷰를 통해 네덜란드 농업인들은 가족농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노부부와 젊은 자녀들은 함께 교육 농장을 운영하면서 투어나 판매장의 업무를 서로 돌아가면서 진행하고 있었다. 이들은 역할을 나눠 분업하는 농장 운영이 서로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장의 대표가 나막신 제조 기술을 통해 나막신 만드는 투어를 진행하면, 그의 딸은 투어를 마친 방문객이 판매장을 둘러볼 동안 체험 활동을 통해 만든 나막신에 날짜와 이름을 새겨준다. 방문객은 자신만의 나막신과 추억을 가져간다. 이런 시스템은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농장의 재방문율을 높였다.

클라라 마리아 농장은 네덜란드에서 가족농이 인기를 끄는 이유를 확인하는 좋은 사례였다. 초기 투자비용이 적기 때문에 재투자 비율을 높일 수 있고, 인건비를 포함해 줄어든 비용으로 소득원을 다각화할 수 있어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다.

클라라 마리아 농장 역시 처음에는 체험 활동과 가공을 하지 않고 젖소를 키우는 농장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가족 공동 경영을 통해 2차 산업과 3차 산업에 뛰어들 수 있었고 궁극적으로 6차 산업화에 성공했다.

배예지 충북대 농업경제학과

네덜란드 클라라 마리아 농장은 6차산업화 성공을 위한 방법으로 가족농이 괜찮은 전략임을 시사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지 않아도 되고, 단계적 투자를 통해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이는 소농이 많은 한국형 6차산업 모델로도 고려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우리나라는 영농후계자가 적어 네덜란드 모델을 한국에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런 점에서 소농들의 희망을 협동조합으로 대신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져봤다. / 배예지 충북대 농업경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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