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칼럼] 권택인 충청 변호사·법무부교정자문위원

가상화폐에 대한 당국의 강력한 규제방침에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가상화폐가 일제히 하락했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설치된 가상화폐 전광판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289만4000원 하락한 1천540만원을 나타내고 있는 등 대부분 가상화폐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7.12.10. / 뉴시스

요즈음 정부에서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 혹은 암호화 화폐에 대하여 그 거래소 폐쇄를 포함한 초강력 제재안을 발표했다가 IT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의 반발로 한발짝 뒤로 물러섰다. 그런 혼란스러운 정부 정책방향 발표 이후 며칠사이 비트코인의 가격은 거의 반토막이 나버렸다고 한다. 가상화폐는 IT 암호화기술과 화폐의 통화기능이 접목된 새로운 개념의 화폐라 한다. 그런 까닭에 대부분의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IT에 대한 이해도가 기성세대보다 높은 20~30대 젊은 층이라고 알려져 있고, 심지어 미성년자들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면서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상당수가 투자금을 대출받은 젊은 계층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물론 그 와중에도 수익을 올렸다는 기인들도 있으니 놀랍기도 하다.

이런 폭락과 그에 따른 손실을 두고, 누군가는 정부의 어설픈 정책 때문에 자본이 빈약한 사람들이 큰 부를 거머쥘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가 사라져 버렸다고 정부를 비난하거나, 미래의 유망 IT기술을 망치고 있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그 규제의 속도는 조절은 하겠지만 가상화폐 시장을 연착륙시키겠다는 큰 방향을 쉽게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나 일본은 가상화폐시장을 새로운 과세처로 인식하거나, 가상화폐의 기반이 된 IT기술개발을 촉진하거나, 연관된 금융상품을 적극모색 하는 등 실용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포함한 초강력 규제를 예고하였으니 광풍(狂風)을 주도해온 젊은 투자자들이 느끼는 실망은 매우 컷을 것이다. 울고 싶은 차에 따귀를 맞은 듯 때마침 폭락한 시장에 대한 책임을 정부로 돌리고 싶은 심정도 이해가 된다.

그럼에도 이번 가상화폐의 세계적 대폭락과 우리 정부의 정책방향 제시는 크게 인과관계 없는 일일 가능성이 크다. 세계 가상화폐 시장에서 차지하는 원화결제 비율을 고려할 때 이번 폭락은 가상화폐가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투자위험이나 재산으로서의 가치가 시장에서 재평가된 것이지, 우리나라 정부의 정책방향에 전세계 가상화폐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나라의 정책예고가 세계시장을 들었다 놓을 정도의 파급력을 가졌다면 전세계 가상화폐 투자시장의 취약성이 입증된 셈이므로, 정부정책 때문에 가상화폐가 폭락했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정부 정책을 비난하면서 가상화폐시장 회복을 기다리기보다 하루빨리 가상화폐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그 믿음에 부합하는 행위일 것이다.

가상화폐 투자열풍과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하여는 앞으로도 버블인지와 신쇄국정책인지 여부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을 것이고, 가상화폐 투자전망도 제각각일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가 과거 대기업계열 금융회사에서 수년간 근무했던 이력이 있다는 것을 아는 지인들 일부는 필자에게 이번 가상화폐 광풍과 관련하여 결말을 예측해 달라거나, 콕 집어서 어떤 가상화폐에 투자를 했는지 묻기도 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필자는 IT에 관한한 초등학생보다도 못한 잼병이고, 금융투자에 관한한 농경사회의 지식수준에 머물러 있는 옛날 사람이어서 IT기술과 금융이 혼합된 최첨단 가상화폐의 미래가치를 평가할 능력이 없고, 정부가 제시한 정책방향이 적절한지 아직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가상화폐 투자를 생각해 본적이 없다.

권택인 충청 변호사·법무부교정자문위원

특히, 필자는 은행일을 도와주는 직원이 없으면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송금도 하지 못할 만큼 IT에 무지하여 주식도 인터넷을 통해서 거래하는 방법을 모르고, 게다가 게으르기까지 하여 10년 전 즈음에 어렵사리 산 주식을 현금화하기 위해 증권회사를 직접 방문하기가 귀찮아서 10년째 그냥 보유하고 있을 정도이니 필자가 증권회사처럼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이용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제까지 행태에 비추어 필자는 앞으로도 가상화폐 투자는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누군가는 잃어도 되는 돈 얼마를 투자해 놓고 잊고 있으라 한다. 잘 되면 대박이고, 못되면 잊으면 된다는 논리이나, 세상에 잃어도 되는 돈이라는 것이 존재는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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