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참사 추모비 건립 또 무산 위기

충북도의회 3차 추경서 예산 삭감 “2차와 같은 사업안” 무성의 질타

2025-11-18     신동빈 기자
▲ 이태훈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장이 18일 상임위 회의실에서 열린 ‘제430회 충북도의회 정례회 제1차 건소위 회의’에서 오송참사 추모비 건립예산과 관련한 질의를 하고 있다. /김성렬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충북도의 무성의한 추경예산안 편성으로 또 다시 오송참사 추모비 건립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이하 건소위)는 18일 상임위 회의실에서 열린 '제430회 충북도의회 정례회 제1차 건소위 회의'에서 도 제3차 추경예산안에 편성된 오송지하차도 참사 추모비 건립예산 5천만원을 삭감했다.

예산심사 과정에서 건소위 위원들은 "3차 추경에 올라온 오송참사 추모비 설치 예산은 2차 추경예산에서 삭감된 사업 내용과 같다"며 "충북도가 추모비 예산편성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호경(국민의힘·제천2) 도의원은 "2차 추경 추모비 예산이 삭감되고 재난안전실은 유가족들과 두 차례 간담회를 했는데 그 결과에 대해 상임위에 내용을 전달하지 않았다"며 집행부의 부실한 예산편성 과정을 질타했다.

임영은(더불어민주당·진천1)·변종오(더불어민주당·청주11) 도의원도 "추모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장소를 어디로 하는지에 대해서는 도와 도의회의 생각이 다르다"며 "집행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 신성영 충북도 재난안전실장이 18일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430회 충북도의회 정례회 제1차 건소위 회의’에서 오송참사 추모비 건립예산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 /김성렬

이에 신성영 재난안전실장은 "충북도청 추모비 설치는 이미 유족들과 협의한 부분이기 때문에 행정신뢰의 측면에서 파기는 어렵다"며 예산 통과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태훈(국민의힘·괴산) 위원장은 "오송참사에 대한 추모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진행되는 공공의 행정절차는 한 치의 미흡함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그런 측면에서 재난안전실은 도의회에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도의회 3개 상임위(행정문화·건설소방·산업경제) 제3차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예산이 삭감된 사업은 오송참사 추모비 건립사업이 유일하다.

건소위 심사 내용이 원안대로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오송참사 추모비 건립사업의 연내 추진이 무산된다. 앞서 도는 지난 9월 제2차 추경 예산안에 오송참사 추모비 건립 예산 5천만원을 편성했다. 도의회는 '행정기관에 참사 희생자 추모비를 두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