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방치 흉물 건축물 처리두고 주민·보은군 ‘골머리’
오피스텔·아파트 2동, 시공사 부도로 수 년째 중단 주민들 “미관 해치는 애물단지… 군 적극 개입해야” 군 “사유재산이라 개입 어렵고 국비 지원도 불가능”
[중부매일 김영이 기자] 보은지역에 오피스텔과 아파트 2개가 십수 년 동안 공사 중단된 채 흉물로 방치돼 미관을 해치고 있다. 주민들은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지만 보은군이 나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6일 보은군 등에 따르면 보은지역에는 업무시설(오피스텔)과 미룡아파트가 각각 골조가 올라간 상태에서 시공사 부도로 공사가 중단돼 15년이 넘도록 방치돼 있다.
보은읍 삼산리 일반상업지역 757㎡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7층 연면적 2천813㎡ 규모의 오피스텔(40세대)은 인천지역 건설업체가 지난 2004년 건축 허가를 받아 이듬해 착공했으나 80% 공정 상태에서 부도가 나 보은의 대표적 흉물이 됐다.
또 내북면 동산리 미룡아파트는 25평형 81세대 규모로 1997년 착공했으나 공사 진행과 중단을 반복한 끝에 2008년부터 멈춰 섰다. 이 아파트는 지난 7월 서울의 토렌스건설이 사업권을 인수해 공사 재착공을 준비 중이다.
문제는 이 건물 모두 완공하기까지에는 넘어야 할 걸림돌이 많다는 점이다.
보은읍 오피스텔은 공사비를 받지 못한 협력업자 10여 명이 유치권을 행사하며 재개를 모색하고 있지만, 토지주와 건축주가 달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유치권자들이 공사를 재개하려 해도 토지주(서울 거주)가 땅값을 높게 요구해 감히 엄두를 못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토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현재로서는 공사를 재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새 주인을 맞은 내북면 미룡아파트는 정밀안전진단 결과 구조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희 토렌스건설 대표는 “지하층 구조 보강만 하면 되고 설계 변경 허가가 나오는 시점에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유재산이다 보니 접근에 한계가 있고, 한화 사원 숙소로의 활용도 기대하고 있지만 한화 측이 건물 노후 등의 이유로 손사래를 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이들 건물에 대해 보은군이 매입하거나 매입 의향을 밝히는 방법으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을 내놓는다.
군은 한때 사회단체 사무실로 사용하기 위해 오피스텔 매입을 검토했으나 감정가보다 높게 요구하는 바람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남규 군 지역개발과장은 “가장 큰 걸림돌은 사유재산이어서 관에서 접근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라며 “두 건물 모두 권리권자가 있어 농촌공간정비사업 같은 정부 지원 사업 대상도 안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은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그렇다고 언제까지 흉물로 방치해 지역 이미지를 해칠 것이냐. 보은군이 나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군의 적극적 개입을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