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체감경기 ‘급랭’…자동차 등 주력업종도 주춤

올들어 최악의 내수부진을 만회하며 우리 경제를 떠받쳐온 수출이 주춤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하반기 들어서도 내수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수출마저 둔화될 경우 산업활동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실사지수(BSI)는 70으로 6월의 78보다 8포인트 급락했다.
 특히 내수기업의 업황 BSI가 75에서 69로 6포인트 떨어진데 비해 수출기업의 업 황 BSI는 85에서 74로 무려 11포인트나 급락, 내수기업의 하락폭을 크게 웃돌았다.
 또 8월의 제조업 업황전망 BSI도 내수기업이 76에서 71로 소폭 떨어진 데 비해 수출기업은 84에서 77로 급락했다.
 BSI는 1OO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 미만이면 반대의 경우를 뜻한다
 산업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7월 통관기준 수출입실적’도 수출 둔화세가 이미 현실화됐음을 반영했다.
 지난달 수출이 5개월 연속 200억달러대와 8개월 연속 30%대의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증가율은 지난 5월에 작년 동월대비 42.0%, 6월 38.5%, 7월 38.4%로 조금씩 낮아지면서 하반기 상황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같이 성장의 주축이었던 수출마저 하락국면으로 접어들자 국내 산업활동은 여지없이 타격을 받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생산자제품 출하 중 수출은 20.6% 증가에 그쳐 전월의 28.8%에 비해 크게 낮아졌으며, 이에 따라 계절적인 요인을 제거한 산업생산이 전달보다 2% 감소했다.
 더욱이 이같은 수출둔화가 주력업종에서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지난달 수출이 작년 동월보다는 93.9% 급증했으나 전달에 비해 서는 14.6%나 감소해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파업으로 인한 물량 공급 지연도 한 원인이지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수출을 통해 내수부진을 만회해 왔던 차업계의 `수출 강공 드라이브‘가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또 지난 6월 반도체 생산 증가율이 전월 68.1%에서 53.8%, 휴대전화가 포함된 영상음향통신기기 생산 증가율이 33.6%에서 22.9%로 각각 떨어지면서 하반기 수출 전망을 더 어둡게 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하반기에는 수출이 상반기와 같은 증가율을 보이기 힘들기 때문에 내수가 살아나 이를 만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수출둔화 전망을 기정사실화했다.
 한국은행 조사국 장민 박사도 “내수의 회복이 4.4분기 이후 예상되는 수출 증가율 둔화를 메우지 못할 경우 전반적인 경제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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