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악재 겹쳐 두바이유 등 전유종 사상 최고

사상 최고가 행진을 거듭해온 국제유가가 마침내 배럴당 45달러를 넘어섰다.
 각종 악재가 겹친 국제 석유시장에서는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뿐 아니라 북해산 브렌트유, 중동산 두바이유 등 전유종의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유가 폭등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어 배럴당 50달러 시대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 전유종 사상 최고가 경신 = 1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2일 뉴욕상품시장(NYMEX)에서 거래된 WTI 9월물은 전날보다 0.70달러 상승한 배럴당 45.50달러를 기록, 지난 83년 선물시장 개장 이후 최고가를 나타냈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42.29달러로 마감돼 전날보다 0.72달러 오르며 역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현물가도 크게 올랐는데 우리나라 원유도입량의 70%가 넘는 중동산 석유의 가격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경우 0.39달러 상승한 38.55달러로 3일 연속 38달러대에서 최고가 경신을 계속했다.
 두바이유가 38달러를 넘어선 것은 2차오일쇼크 당시인 지난 81년 39달러대를 기록한 것이 마지막이다.
 두바이유의 ‘10일 이동평균가격’은 37.37달러, ‘20일 이동평균가격’은 36.16달러에 달했으며 8월들어 평균가격도 37.76달러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40달러 돌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날 WTI와 브렌트유 현물가도 각각 0.69달러, 0.96달러 상승한 45.43달러, 42.42달러를 기록해 현물거래 사상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 각종 악재가 겹쳤다 = 이날 석유시장에는 최근 보기 드물게 모든 악재가 한꺼번에 몰리며 유가 급등세를 부추겼다.
 무엇보다 지난 12일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이라크 나자프에서 공세를 시작하자 이라크 저항세력이 원유 송유관과 석유 생산시설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것이 국제 석유시장에 불안감을 증폭시키 고 있다.
 실제로 이라크 남부 석유시설의 생산이 일부 중단되면서 이라크 석유수출은 지난주 157만 배럴 수준에서 최근 4일동안 100만배럴 수준으로 감소했다.
 러시아 유코스사는 34억달러에 달하는 세금 납부를 이달말까지 연장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으나 러시아 중재법원이 이를 거부하면서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까지 악화됐다.
 여기에 15일로 예정된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에 대한 중간소환투표를 둘러싸고 야기되고 있는 정정불안과 멕시코만 인근에서 발생한 허리케인으로 이 지역 석유생산량이 94만배럴 가량 줄어든 것도 유가상승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유가상승은 수급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제정치적인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일종의 패닉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얼마나 더 오를까 = WTI는 당분간 45달러선을 유지한 채 50달러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퀘스트 인터내셔널의 케빈 커 선임거래인은 “이라크 사태는 너무나 우려스럽고 사우디 아라비아의 증산 약속은 빈말로 들리는데다 미국에는 공급이 달리고 있다”며 “배럴당 50달러 돌파는 당초 예상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주요국이 정치적 고려에서 유가 50달러를 쉽게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불안요소가 한두개가 아닌 상황에서 조만간 유가가 안정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많지 않다는 관측이다.
 우리나라가 크게 영향을 받는 두바이유는 사상 초유의 40달러대를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석유공사 해외조사팀 관계자는 “이달말까지는 두바이유가 35-40달러대를 유지하다가 9월 이후에는 다시 30-35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이달중 40달러가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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