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은 김영삼전대통령과 9일 저녁 청와대에서 부부동반 만찬회동을 갖는다.

이번 회동으로 정권교체후 2년2개월여만에 처음으로 만나는 두사람은 부부동반 만찬후 독대자리를 갖고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한반도 평화통일 방안등 남북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김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내달 평양에서 열릴 남북정상회담 합의과정및 북한측과의 실무회담 진행상황등을 설명하고 성공적인 회담개최를 위한 김전대통령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대해 김전대통령은 지난 94년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했던 입장에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회담에 대해 조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박준영대변인이 8일 『이번 회동은 정치적 이해를 넘어 범국민적이고 범민족적인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의견교환의 자리』라고 회동의미를 밝힌 것이나 김전대통령의 측근인 박종웅의원이 『김전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지난 94년 합의의 연장으로 보고있다』고 밝힌 점등은 남북문제에 대해 양측이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해준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서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이번 회동을 계기로 두사람간의 정치관계가 복원될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특히 김대통령은 전·현직대통령간의 불협화음이 노출되면서 정국 불안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날 회동으로 경쟁과 협력의 정치적 관계를 복원하자고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지난 98년 7월 전직대통령들과의 회동을 끝으로 김대통령의 각종 초청을 거부하고 「독재자」란 표현을 써가며 김대통령을 비난했던 김전대통령이 16대총선후 새로운 정치구도속에서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와관련, 남궁진청와대정무수석은 『두분이 국내정치에 대해 이견이 있을수 있겠지만 설명을 통해 원만하게 의견일치를 볼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는데 반해 박종웅의원은 『김전대통령의 문제제기에 대해 김대통령이 진지하게 수용하지 않을 경우 분위기가 않좋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입장차이는 회동에 대한 양측의 기대치가 다르다는 점에서 시작된다. 즉 김대통령은 이번 회동의 의미를 남북정상회담의 성공개최를 위한 범국민적 지지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김전대통령은 정치현안에 대한 문제제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양측간의 입장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번 DJ_YS회동은 두사람 모두 정치적으로 충분한 이득을 얻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통령으로서는 남북정상회담의 범국민적 지지를 얻으면서 집권후 반목을 보이던 김전대통령을 대화의 자리로 이끌어 내 「화합의 정치」실현이라는 정치적 효과도 거두게 되는 것이다.

또한 김전대통령은 회동결과에 상관없이 단독회동을 통해 현직대통령에게 정치현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다시 정립시키는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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