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중 휴대전화를 주고 받는 운전자의 모습을 옆 좌석에서 보노라면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아무리 능숙한 운전자라 손치더라도 운전중 휴대전화 사용은 주의를 산만하게 만들고 급기야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예가 부지기수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운전자는 혈중 알콜농도 0.1% 정도의 음주운전과 비슷한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음주운전에 대해선 적극적이고도 강력한 제재조치를 가하고 있지만 휴대전화에 대해선 아직 단속할만한 법적 근거도 마련돼 있지 않고 일일히 주의를 환기시킨다는 것도 사실상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운전중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도로교통법이 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도리없이 캠페인에 의존하는 수 밖에 없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주최로 열린 관련 공청회에서 충북대 이순철 교수는 『운전중 휴대전화 사용은 순간최면을 일으켜 큰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이 기관의 신용균 수석연구원은 『담뱃갑에 흡연의 위험을 알리는 문구게재가 의무화된 것 처럼 휴대폰 제조회사와 이동통신 회사도 운전중 휴대폰 사용에 따른 위험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면 동시다발적 행동에 상당히 익숙해 있다.
가령 서류를 작성하면서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눈다든지 키보드를 작동하면서 전화를 받는 등 두 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사례를 흔히 발견하게 된다.

운전중 옆 사람과 대화하고 바깥 경치를 슬슬 감상하는 정도는 초보 운전자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듯 하다. 이러한 동시 작업이 일의 능률을 올릴지는 모르나 결과적으로 오류를 발생시키거나 심지어 목숨을 내놓아야 할 지경에 이른다면 마땅히 금지시켜야 할 사항이다.

그렇치 않아도 교통사고로 인해 날마다 얼마나 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있는가.
교통사고의 주요원인으로는 운전미숙, 운전부주의, 졸음운전, 정비불량, 열악한 도로사정 등이 꼽히고 있는데 요즘와서는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

운전중에 휴대전화 벨이 울리면 위험성을 까맣게 잊은채 본능적으로 전화를 받기 마련이다.
휴대전화 거치대가 있을 경우 위험성은 다소 줄어들겠으나 한손으로 운전하고 한손으로 전화를 받는 모습은 마치 곡예를 하는듯불안해 보인다.

실제로 S자 코스를 설정해 놓고 실험을 해본 결과 정상적인 상태에서는운전자가 손쉽게 이 코스를 빠져나갔으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운전자는 차량의 진행방향이 뒤죽박죽이었다.

앞으로 운전중 휴대전화 금지는 캠페인 차원을 넘어서 법제화돼야 할 사항이다.
운전자 한 사람의 편리를 위해서 여러 사람이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는 자동차와 매한가지로 생활에 편리함을 주는 문명의 이기(利器)로 정착한지 오래되었다.

그러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문명의 이기가 흉기로 돌변한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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