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한달 동안 국민들을 벅찬 희열에 빠뜨렸던 한·일 월드컵축구대회는 스포츠가 우리 삶에 줄 수 있는 감동을 유감없이 제공했었다. 작은 공을 좇아 거친 호흡의 선수들이 잔디구장을 질주하는 모습은 생존을 위해 초원을 달리던 원시인류의 원초적 생명력을 극적으로 재현해냈다.
 하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멋진 기량과 빼어난 조직력을 지켜보는 기쁨만이 스포츠의 모든 것은 아닐 것이다.
 천문학적 몸값의 선수들 플레이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초라하고 엉성한 동작이지만 직접 두 발로 대지를 박차고 내달리거나, 맨 땅에서라도 사람들과 함께 부딪치며 느끼는 일체감이야말로 스포츠가 줄 수 있는 진정한 기쁨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체근육을 이용한 동적 행위가 점점 필요 없어지는 문명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있어 이러한 스포츠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단순히 보고 즐기는 관음증적 기쁨에서 벗어나 직접 행위의 주체가 돼 참여하는 스포츠의 보급이 절실해지는 것이다.
 특히 주5일제 근무제의 확산으로 인해 가족과 함께 즐기는 생활체육 프로그램의 개발은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여전히 노사정간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은행권의 토요휴무제 실시를 시작으로 주5일 근무제 확산은 돌이킬 수 없는 추세가 됐다. 따라서 건강의 증진과 가족 화목을 함께 도모하면서 삶의 질 향상이라는 주5일 근무제 실시의 기본 취지를 확실하게 살릴 수 있도록 생활 근거지 중심의 다양한 생활체육 프로그램 개발이 당연히 요청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현재 도내에서는 각 시군 생활 체육협의회가 운영하는 1백50여개 프로그램이 있지만 주5일제 근무와 관련된 프로그램 개발이나 시설확보 등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좀더 발빠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생활체육에 대해 높아지고 있는 국민적 관심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좀더 다양한 시설마련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관련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생활체육 시설의 확산도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서는 한시적으로 개방하고 있는 초·중·고교의 운동장이나 지방자치단체 혹은 기업체 등이 운영하는 기타 체육 시설들의 개방 확대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밤시간대 달리기를 하는 시민들을 위해 청주시내 몇몇 학교 운동장에 야간 조명시설을 설치한 것은 이를 위한 좋은 사례가 될만 하다.
 스포츠는 시민의 건강 증진과 여가선용에 있어 최상의 선택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생활체육의 전반적 활성화가 밑바탕이 되었을 때 진정한 의미의 엘리트체육의 성과도 기대할 수 있게 마련이다.
 그같은 점에서 6월의 월드컵 열기와 주5일 근무는 그동안 엘리트 체육에 위축돼왔던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더할 나위없이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계기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 인력의 발굴 및 양성 등 생활체육 활성화의 기반이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생활체육협의회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체, 교육청 등 관련 기관들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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