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까지 기본계획 조사 연구용역을 마치고 확정될 호남고속철도 건설이 서울 강남에서 출발하는 신규노선안을 전제로 천안 분기역으로 확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5일 대한교통학회가 개최한 호남고속철도 노선 및 정차장 부문 기본계획조사 연구용역 2차 설명회에서 호남고속철도 분기점 유치에 있어 충남 천안이 오송이나 대전보다 건설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조사결과를 밝힌 것이다.
 당초 97년에 마련된 서울~천안~목포의 기본노선안을 근거로 하고 있는 이날 발표는 서울~천안~오송의 경부고속철도 활용을 내세웠던 충북도의 주장을 전면 외면한 것이다. 오송 분기역 유치를 추진해온 충북도는 지난 1월 연구용역 수행을 위한 자문회의 등에서 서울~중부권 분기역간 복복선이나 별도의 신선 건설은 경제성에서 문제가 많은 만큼 당초의 기본계획 대로 경부고속철도의 기존선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발표는 이같은 충북의 주장을 외면한 채 서울 강남에서 출발, 경부고속철도로 연결되는 신설노선안을 제시했으며 이에 따라 당초 천안 분기역 대안에 비해 10km 정도 짧았던 오송 분기역 대안의 신설구간이 오히려 20km 정도 길어지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대한교통학회의 2차 연구용역 발표는 우선 오송분기역 유치를 위해 뜻을 모아 한 목소리를 냈던 충북도민들의 염원을 외면하고 있어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국토의 중앙에 위치해있으면서도 주요 교통망에서 소외됨으로써 지역발전에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북도로서는 호남고속철 오송분기역 유치를 미래 충북발전의 중차대한 디딤돌로 삼아왔기에 더욱 위기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수도권 동남부지역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강남서 출발하는 신규노선을 전제한 이번 연구결과는 수도권과 영·호남을 주축으로 하는 불균형적 발전을 시정하면서 전국토의 효율적 균형 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지를 담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도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경부고속철도가 포화상태에 이르는 오는 2060년까지 기존 경부고속철도를 활용, 호남고속철도 분기점을 오송으로 결정하고 영·호남과 수도권, 강원권을 연결하는 「국토의 X字형 철도망」을 구축함으로써 충북과 강원도 등이 국토개발과정의 극심한 소외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충북도 주장의 타당성을 깊이 검토하지 않고 한낱 지역이기주의적 발상으로 폄하한 것은 아닌가 묻고 싶은 것이다.
 호남고속철도 오송 분기점역 설치는 충북도민에게 지역발전의 사활이 걸린 최대 숙원 사업이거니와 영호남·강원·충청권을 2시간대 교통권으로 아우를 수 있는 X자형 고속교통망 구축의 중심지로서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호남고속철도 건설계획 확정까지는 채 1년도 남지 않은 현재 오송분기역 유치의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이와 관련, 지역에서는 오송분기역 유치를 위한 좀더 치밀하고 실천적인 노력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발전의 백년대계를 기약할 오송분기역 유치를 위한 막판 힘의 결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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