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산과 바다 등을 찾은 시민들로 전국 유명 피서지는 만원이다.이달들어 첫 주말이자 휴일인 3일과 4일 도내 월악산,속리산,화양계곡 등 유명계곡과 하천 등지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피서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현대인에게 휴가는 업무에 쌓인 피로를 풀고 내일을 위한 재충전 방법으로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비록 짧은 기간이나마 가족이나 친지와 같이 산이나 바다 등을 찾아 공동생활을 함으로써 공동체의 일원임을 확인하고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휴가는 새삼 생활의 새로운 활력소로 삼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최근 피서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휴가문화를 보면 아직도 많은 개선점이 요구된다.그것은 이웃을 도외시한채 자신들만의 편리를 위해 온갖 무질서가 자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 개최 등으로 조성된 선진시민 질서의식은 피서지에서 찾아볼 수 없다.자치단체마다 건전한 행락질서를 추구하고자 하는 각종 구호를 외치고 캠페인을 전개하지만 다수 피서객에게는 아예 ‘쇠귀에 경읽기’다.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피서철이 되면 엄청난 인구 이동에 따라 피서지마다 피서철 대목을 노린 바가지 상혼이 날뛴다.또 피서지마다 밀려드는 차량홍수로 극심한 주차난을 겪고 있으며 쌓이는 쓰레기 더미에서 나는 악취,무자비한 자연훼손 등으로 산과 하천은 온통 중병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뿐인가.숙박업소나 음식점의 호객행위 역시 짜증을 나게하고 술판,화투판이 여기저기 요란하게 벌어지고 싸움판도 자주 일어난다.이웃을 생각하지 않고 밤늦게까지 떠들어대는 고성방가 등 무질서가 판을 치고 있는 것이 부끄러운 우리의 피서문화이다.
 실례로 충북지방경찰청이 피서지의 행락질서 확립을 위해 지난 7월 한달간 도내 10개소에 여름파출소를 설치해 피서지 무질서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 결과 모두 1천5백97건을 적발했다.
 유형별로는 오물투기가 7백7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무단출입,금연장소흡연 등이 7백31건,음주소란 86건,자연훼손 6건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마지막 주말 월악산 국립공원을 찾은 1만6천여명의 인파가 버리고 간 쓰레기는 8톤이나 된다.속리산 국립공원 화양동 분소도 5천5백여명의 행락객이 놀다간 뒷자리에는 5.5톤이나 되는 쓰레기가 쌓여 전 직원이 하루 14시간 꼬박 근무하여 그날 발생한 쓰레기를 간신히 처리했다.이같은 것을 보더라도 우리의 피서문화는 아직도 멀었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이제 우리는 선진사회 조성을 위해 이웃을 도외시한채 나만 즐기는 흥청망청식의 피서철 행락문화를 근절하여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시민 각자가 실종된 공동체의식을 살리고 공중도덕을 지켜나가겠다는 자세가 선행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4강을 이룬 자랑스러운 국가이다.월드컵으로 이룩된 선진시민 질서의식 훼손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는 건전한 휴가문화 조성에 나서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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