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전국을 강타한 집중호우가 수많은 인명·재산피해를 남긴 가운데 또 하나 달갑잖은 과제를 남겨놓고 있다. 충주·대청댐을 비롯, 전국의 주요 다목적댐과 하천들을 뒤덮은 부유쓰레기들과의 전쟁이 그것이다.
 환경부가 지난 5~8일 4일간 전국 10개 주요 다목적댐의 쓰레기 유입량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충주댐과 소양댐이 각 6백톤을 비롯, 남강댐 3백20톤, 안동댐 2백톤, 대청댐 1백톤 등 모두 1천9백80톤에 달했다.
 이는 지난 한햇동안 이들 댐에서 수거한 총 쓰레기 수거량 8천3백27톤의 23.7%에 이르는 수치이며, 아직 방류 중이어서 제외된 팔당댐과 춘천댐, 화천댐을 포함한다면 전체 발생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최다 유입량을 기록한 충주댐에서는 지난 10일과 휴일인 11일 전 직원이 비상근무에 들어가는 등 부유쓰레기 처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수거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지난 9일부터 부유물수거선 등 장비와 인력을 동원하고는 있지만 지난해 총 유입량 2백48톤의 3배 가까운 양이 한꺼번에 흘러들다 보니 중과부적을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집중호우로 하천 부지와 계곡 등지에 있던 쓰레기가 한꺼번에 댐으로 떠밀려 내려와 쌓이는 부유쓰레기들은 물의 부영양화를 초래해 상수원을 오염시킬 우려가 크기 때문에 즉각적인 조처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수질환경보전법에 따라 수거는 댐 관리자인 수자원공사가, 수거된 쓰레기 운반과 처리는 해당 지자체가 각각 책임진다.
 하지만 이번처럼 단기간 엄청난 양의 비가 내리고 평년 발생량의 몇배에 달하는 쓰레기가 한꺼번에 몰려들게 되면 아무래도 빠른 시일내 쓰레기 수거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홍수 뒤 하천과 댐을 시커멓게 뒤덮은 부유쓰레기들은 버려진 우리의 양심과 시민의식을 충격적으로 고발하고 있다. 음료수병, 휴지통, 부탄가스, 운동화, 자동차 타이어, 소파 등 생활용품부터 건축폐기물 등 산업자재까지 뒤엉킨 쓰레기들은 하늘에 구멍 뚫린 듯 쏟아지면서 시작된 천재지변을 부끄러운 인재지변으로 마감하는 것이기도 하다. 평상시 우리의 작은 무관심, 소소한 위반과 잘못들이 모여 엄청난 후유증과 환경문제를 야기시키기 때문이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여름철 수해피해 예방책을 튼실하게 마련해야하는 것처럼, 부유 쓰레기 발생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노력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근절돼야 할 것은 휴가철 유원지나 계곡 등지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쓰레기버리기 행위이다. 취사금지구역에서 버젓이 연기 피우며 고기를 구워먹거나 평상시 하천변에서의 쓰레기 버리기 등 기초질서 위반행위에 대해서 엄격한 법적용을 통해 깨끗한 자연환경을 지켜나가야만 한다.
 무단 쓰레기 투기는 남이 지켜보지 않을 때, 나 하나쯤이야 하는 마음에서 사소한 습관처럼 이루어진다. 하지만 사소한 행동들이 모여 얼마나 엄청난 재앙을 일으키는지 자연은 어김없이 일깨워준다. 홍수 뒤 부유쓰레기로 뒤덮인 댐의 모습은 외면해서 안될 자연의 경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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