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청주시에서는 「직지의 세계화, 청주의 세계화」 연구용역사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 해 9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계기로 청주를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 5월부터 내년 4월까지 1년 기한으로 용역작업을 실시하고 있는 한국문화정책개발원은 지난 8월 말 1차 중간보고회에서 직지를 활용한 청주의 세계화 전략으로 「도시 마케팅」개념을 제시한데 이어 지난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직지를 활용한 도시 마케팅 전략 수립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직지를 활용한 도시 마케팅 전략은, 현존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이 만들어진 곳이라는 특별한 장소적 가치와 함께 직지가 갖고 있는 정신문화로서의 장점 및 무한한 정보전달의 기능을 확대함으로써 청주라는 도시를 직지와 함께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취지를 갖는다. 이를 위해 다양한 문화상품과 콘텐츠 산업 등을 육성하고, 국내는 물론 세계를 겨냥한 홍보전략을 구사해간다는 것이다.
 직지의 세계화, 청주의 세계화를 궁극적 목표로 진행 중인 이러한 사업은 문화유산의 전통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그런 만큼 각종 인지도 조사 및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오는 11월 중간보고회, 내년 2월 공청회 등을 거쳐 4월 발표될 최종 보고서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직지의 세계화라는 당면목표를 성취해내기까지 과정은 실로 많은 장애가 예상된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도 논의된 것처럼, 어떤 도시가 하나의 집약된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대표하고, 이를 다른 지역이나 문화권으로부터 추인받을 수 있기 위해서는 상당히 치밀한 전략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접근방법들을 필요로 한다. 특히 직지가 갖는 인류문화사적·정신사적 가치를 현재화하고 문화브랜드로 구축하는 작업은 여느 사안보다 더욱 정교하고도 거시적인 안목을 요구하는 일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직지를 문화브랜드로 개발하려던 노력들이 이렇다할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우려를 더하는 한 요인이다. 직지를 주제로 한 문화축제 활성화에 대한 당위론적 주장만 많은 가운데, 대중가요와 무용, 오페라 등이 제작·공연된 바 있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는 보지 못했던 것이다.
 특히 지역 문화자본의 세계문화자본화를 내걸고 지난 2000년도 무대에 올랐던 오페라 「직지」가 올해 예산부족으로 공연이 취소된 것은 문화유산의 상품화에 따른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오페라 「직지」는 작품의 규모와 완성도 등 여러 면에서 세계에 내놓을 만한 문화상품의 구색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도전적 취지와 가능성을 인정받았었다. 그런데도 작품의 질적 완성도를 제고시키고 발전시키기는 커녕 열악한 재정문제를 끝내 타개하지 못했던 것이다.
 직지의 세계화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많은 이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이루어내야 할 목표이다. 시민들이 흔쾌하게 지지할 만한, 현실성있고 효과적인 전략개발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