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대표적 예술제라 할 수 있는 제44회 청풍명월 예술제가 오늘부터 개막됐다. 충북예술제를 전신으로 하여 44년간 이 땅에 문화예술의 씨앗을 뿌려온 청풍명월 예술제는 그 오랜 연륜이 말해주듯 충북예술의 탯줄이요 여러 사람들이 예술을 향유하는 범도민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였다.
 근자에 이르러 이 예술제가 변신을 시도하고 프로그램의 상당수를 개편한 것도 예술제 발전을 위한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잘 알다시피 충북예술제는 작년부터 청풍명월 예술제로 타이틀을 바꿨다. 예술제 명칭하나 바꾸는게 무슨 대수냐고 반문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은 획기적 인식의 전환이자 전체 예술제의 컨셉(개념)을 정해나가는데 하나의 기준점이 되는 것이다.
 실상 광역자치단체의 이름을 그대로 도민축제에 적용하는 곳은 전국적으로 봐도 거의 없다. 이런 판에 충북만 그전의 명칭을 고집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명칭을 둘러싸고 그동안 세미나도 벌이고 식자층간에 의견 교환이 많았지만 정작 이렇다할 해답을 내놓지 못한채 40여년을 헤메온게 사실이다.
 그러던중 「청풍명월 예술제」라는 말이 등장한 것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청풍명월이란 가히 충북을 대표하는 구절이다. 이 간단한 이치를 찾지 못하고 예술제 뒤안길에서 가타부타 말잔치만 벌였으니 그야말로 등하불명이다.
 뒤늦게나마 우리의 예술제 문패를 제대로 찾아 달은데 대해 일단은 안심이 된다. 그러나 아무리 문패를 번듯하게 달았다 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으면 허사다.
 여기서 집행부는 축제의 방향설정을 명쾌하게 해야 한다. 예술제를 예술인들만의 잔치로 할 것인지, 명실상부한 도민의 축제로 이끌어 나갈 것인지 고민을 하고 부득불 그 해답을 내려야 한다고 본다.
 40여년 동안 이 예술제를 치르면서 예술제의 물꼬는 전자와 후자를 번갈아 오갔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시민과 함께, 도민과 함께 하는 축제를 내걸었지만 내용적으로 볼때 일반인들은 강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일부 예술인들의 잔치로 축소되는 예가 부지기수였다.
 모름지기 축제는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열린 축제를 지향해야 마땅하다. 예술인들을 위주로 한 특정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일반인들의 참여를 적게하기 마련이다.
 가지수만 잔뜩 늘어 놓는다고 해서 맛있는 밥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한 가지 반찬이라도 먹음직한 메뉴를 내놓아야 밥상머리에 모일 것이 아닌가.
 축제란 정신적 양식을 보충하는 자리이다. 드높은 예술혼으로 찌든 심성을 씻고 마음의 밭을 가꾸어, 종당에는 삶의 질을 높이는 행위가 바로 축제의 중요한 기능이다.
 올해는 특히 오송바이오엑스포와 연계되어 상승효과를 올리게 된다고 한다. 바이오엑스포가 무병장수의 꿈 실현이라면 청풍명월 예술제는 정신적 에너지의 보충이다.
 이 좋은 가을에 정신과 육체가 만나 인류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행위가 이 지역에서 함께 벌어지고 있으니 참으로 절묘한 만남의 이중창이다.
 이참에 농촌 수재민의 구겨진 농심도 펴 준다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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